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회삿돈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로 기소된 전 수원상호신용금고 대표이사 김모(5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수원금고 주식 38%를 소유한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퇴직한 직원의 명의를 빌리거나 부실한 담보를 제공하는 수법으로 24차례에 걸쳐 수원금고로부터 110억여원을 불법 대출받았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르면 상호신용금고 주식을 2% 이상 소유한 출자자나 임직원은 자신과 다른 사람 명의로 대출받을 수 없다. 김씨는 또 수원금고의 공금이나 법인카드, 업무용 차량, 비품 등을 마음대로 사용해 70억여원의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

그는 수원금고가 경영난으로 부도 위기에 놓여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시작되자 2000년 12월 미국으로 달아났다가 12년 만인 지난해 검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호신용금고를 대상으로 직위를 남용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결국 파산한 수원금고에 공적자금이 투입돼 국가경제의 손실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수원=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