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그네틱 신용카드(MS) 사용이 사실상 중단된다. 감독당국이 카드 위·변조를 통한 복제 사고를 막기 위해 MS카드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8월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은행이 운영 중인 전체 ATM 7만여대 중 80%인 약 5만6000대에서 MS카드로 현금 인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는 모든 ATM에서 MS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은 최근 MS카드 사용 제한 지침을 공지했다. 신한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시행된 MS카드 사용 제한 정책이 8월부터 확대 적용되므로 기존 MS카드 이용시 많은 불편이 예상되니 서둘러 IC카드로 교체해달라”고 공지했다.

금융당국이 MS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는 MS카드 위·변조 사고가 발생하고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만7940건의 카드 복제사고로 300억원의 피해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MS카드 복제 또는 가맹점 결제단말기 해킹에 의한 것이다.

MS카드는 신용카드 뒷면 검은색 띠의 자성체에 계좌번호, 가입자 번호, 암호 등 고객 정보가 기록된 카드다.

반면 IC카드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내장된 칩이 카드 전면에 부착된 것으로 칩에 정보 저장과 처리를 할 수 있어 위·변조 가능성이 작다. 2012년 말 기준 MS카드는 230여만장으로 전체 카드의 3.5%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 발급된 카드가 약 130만장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해 3월 MS카드로 ATM 사용을 제한했다가 IC카드로 전환하지 않은 MS카드 이용자의 불편을 우려해 적용 시점을 6월1일로 늦췄다가 내년 2월로 다시 연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MS카드 복제 문제가 심각해 집적회로(IC) 카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온 조치”라면서 “MS카드로 ATM을 이용하고 있다면 하루빨리 IC카드로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