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합성ETF' 첫 상장…5만원으로 美부동산 투자한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코스피 거래대금의 20~30%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한 가운데 다음달 1일 합성 ETF가 첫선을 보인다.

ETF는 코스피지수나 국고채처럼 특정 자산의 수익률을 따르도록 설계된 펀드로, 증권거래세가 없고 운용보수도 저렴해 인기다. 특히 합성 ETF의 등장으로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각국 부동산과 원자재 등에 소액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국내에서 처음 합성 ETF를 상장하는 회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과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 등 2종이다. 주당 원본액(주식 종목의 액면가 개념)은 5만~10만원이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소액으로 미국 부동산과 고위험·고수익 회사채 지수(수익률)에 투자하고 쉽게 환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를 사고팔 수 있지만 거래 수수료가 높고 환변동 위험을 떠안아야 해 수요가 거의 없다. 또 투자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 등에 접근하려면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MSCI 미국 리츠 지수와 바클레이즈 하이일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를 다음달 중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도 합성 ETF를 내놓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심재환 한국운용 AI(대체투자)운용본부 상무는 “합성 ETF는 특정 종목을 직접 매입하지 않고 스와프 거래를 통해 수익률만 추종하기 때문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럽에선 합성 ETF가 전체 ETF 시장에서 약 38%를 차지하며, 홍콩은 35% 수준이다.

현재 ETF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은 ‘레버리지’다. 전체 136개 ETF 중 KODEX레버리지 등 4개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이 40~50%를 차지할 정도다. 지수 수익률 대비 두 배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수가 떨어지면 손실폭도 두 배다. 이 레버리지 ETF의 수수료(총보수)가 자산운용사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똑같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ETF를 선택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레버리지 ETF 중 수수료가 가장 낮은 곳은 한국운용의 KINDEX레버리지다. 매입액 대비 0.3%다. 다음으로 KB운용(KStar레버리지) 0.5%, 미래에셋운용(TIGER레버리지) 0.59%, 삼성운용(KODEX레버리지) 0.64% 순이다.

ETF 시장은 비슷한 성격의 인덱스펀드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환매 절차가 없고 거래비용도 더 저렴해서다. 다만 합성 ETF를 매매할 땐 숨어 있는 비용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총보수 외에 스와프거래 비용이 별도로 부과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 합성ETF

Synthetic Exchange Traded Fund. 주식 채권 등을 편입하는 전통적인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장외 스와프거래 등을 활용해 기초자산을 대폭 확대한 상품.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