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적조가 남해안을 강타하면서 수산물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통영, 거제, 남해 등 116곳에서 우럭 등 양식어류 1310만마리가 적조로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중부지역의 잦은 폭우로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수산물마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하반기 식탁물가가 들썩일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수산시장에선 피해어종인 우럭과 참돔 등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물 기획담당은 30일 “보통 우럭은 700g, 참돔은 1.5㎏ 이상 크기로 자랐을 때 출하하지만 어민들이 적조 피해를 볼까봐 다 자라지 않은 물고기까지 내다 팔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활우럭 및 활돔 1㎏ 도매가격은 각각 6450원과 2만6450원으로 작년 7월 말보다 14%, 12.1% 싸다. 이 수산물 담당은 “어린 새끼까지 시장에 나오면서 지금은 값이 오히려 떨어졌지만 한두 달 후엔 가격이 20% 이상 오르고 내년에도 값이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수온과 남풍의 영향으로 적조가 어느 해보다 일찍 발생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은 강한 외부 요인이 없으면 9월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남해안과 달리 중부 내륙지방에는 긴 장마가 이어지며 채소값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상추 4㎏ 가격은 2만8964원으로 작년 7월 말 1만1243원보다 157.6% 비쌌다.

풋고추 10㎏도 5만8093원으로 110.9% 올랐다. 수박, 호박, 시금치, 열무, 얼갈이 등도 일조량이 떨어진 탓에 가파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