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고도비만 수술센터는 체중 감소와 당뇨·고혈압 등을 함께 치료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 고도비만 수술센터는 체중 감소와 당뇨·고혈압 등을 함께 치료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최근 각종 연구에 따르면 고도비만인 40세 남자는 같은 나이의 정상인에 비해 평균 생존기간이 15년가량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협심증 및 심근경색, 관절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비만과 관련된 합병증은 고도비만이 성공적으로 치료될 경우 체중 감소와 함께 완치되거나 개선될 수 있다. 그런데 고도비만은 보통의 비만과 달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 또 단기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를 완치하기 위해서는 외과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고도비만은 수술을 하는 것이 장기 치료효과가 훨씬 크다. 이 같은 질병의 위험성과 수술의 기대효과에도 우리나라에선 고도비만 수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비만을 수술로 치료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고도비만 수술을 담당할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 안산병원은 이를 해결하고 고도비만과 대사질환의 장기 치료를 위해 고도비만대사 수술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는 고도비만 수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외과의와 수술 전후 체계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및 영양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체계적인 협진을 통해 맞춤형 수술과 관리를 제공하고 체중 감량뿐 아니라 동반 질환을 해결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도비만은 외과와 내과 등 여러 진료과를 통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협진시스템이 잘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것이 안전성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도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로는 ‘베리아트릭 수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위를 줄이거나 영양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을 바꿔 체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밖에 위의 용량을 줄이는 ‘위소매절제술’, 위의 내경을 조절하는 밴드를 설치하는 위밴드, 위를 작게 만들고 내려가는 길을 소장으로 우회시켜 섭취 제한과 함께 영양분의 흡수도 제한하는 ‘루앙와이 위 우회술’ 등이 있다.

각국의 보고에 따르면 고도비만 수술 후 2년 내에 초과체중의 60% 이상이 감소하며, 체중 감소 효과는 위 우회수술, 소매절제술, 위밴드 수술 순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김종한 고려대 안산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교수는 “수술 치료를 통해 고도비만에 동반된 합병증 또한 크게 개선돼 건강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난희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고도비만은 일반적인 비만과 다르게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고 재발률이 높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은 고혈압, 당뇨,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으로 이어지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도 동반될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혁/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