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자" vs "고발영웅" 여론 엇갈려
매닝이 인정한 10개 혐의로도 20년형 가능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의 군사기밀과 외교문서를 넘겨줘 국제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브래들리 매닝(25) 일병에 대한 판결이 30일(현지시간) 나온다.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군사법원은 이날 오후 그동안 진행돼온 심리를 바탕으로 판결을 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초부터 진행돼온 재판에서 군 검찰은 매닝 일병에 대해 간첩죄와 반역죄를 포함한 22가지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매닝 일병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혹함과 부당성을 고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맞섰다.

이라크 주둔 당시 정보 분류업무를 맡았던 매닝 일병은 2010년 위키리크스에 약 70만건의 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됐다.

매닝 일병 측은 군 검찰이 제기한 혐의 가운데 기밀문서 불법 조지와 외부 무단반출 행위 등 10가지 항목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다.

매닝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그는 최고 징역 20년 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검찰이 주장한 간첩죄와 반역죄가 인정되면 종신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 검찰은 지난 25일 최후변론에서 매닝 일병이 유명해지고 싶어서 기밀을 유출했으며, 자신이 유출한 자료를 알 카에다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닝 일병은 정보 유출로 미국의 안보에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변호인단도 군 당국이 사전 교육을 통해 위키리크스가 적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그 어떤 고지도 해준 바 없다고 지적했다.

군사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더라도 국가안보가 우선이냐, 사생활과 인권이 우선이냐를 놓고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결을 통해 위키리크스를 언론으로 볼 것이냐 여부도 쟁점이 되고 있다.

미국내 여론은 엇갈리지만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비밀도청과 해킹 실상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의 여파로 매닝 일병에 대한 여론이 다소 악화되는 분위기다.

반면 전 세계 인권단체들과 지지와 성원은 이어지고 있다.

재판이 열리는 군사법정 주변으로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무죄를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재판 과정을 실시간 중계하며 판결결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