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란' LED가 답이다] 조명시장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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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 '중기 업종' 보호했더니 '기술 경쟁력' 외국계에 뒤져 몰락
형광등을 사러 대형마트 조명코너에 가면 필립스와 오스람,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다국적 기업 제품이 전시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외국 기업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금호전기(번개표) 남영전구(이글라이트) 등 국내 제품들은 구석에 밀려나 있다.
국내 조명시장이 외국 기업들의 독무대가 된 것은 정부의 과도한 보호 때문이란 분석이다. 조명업종은 1970년대 ‘중소기업 고유업종’에 지정됐다. 대기업은 진출이 제한됐고, 수천여개 중소기업이 난립했다. 근로자가 다섯 명도 안 되는 영세업체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그러던 중 1989년 8월 백열등부터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T12’라는 두께 40㎜짜리 형광등이 주류이던 국내시장에 필립스 등은 얇고 밝은 26㎜짜리 ‘T8’을 내놓았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우리 중소기업은 그들을 따라잡을 자금도 기술력도 없었다. 노재혁 한국조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명산업에 대한 정부 보호가 풀리자 다국적기업과 저가를 앞세워 들어온 중국업체로 인해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 1등이던 ‘번개표’ 형광등의 금호전기도 급속히 어려워졌다. 1980년대까지 70~80%대에 달하던 국내 점유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외환위기 때 파산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가 되살아난 것은 형광등을 포기하고 액정표시장치용 백라이트유닛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조명이나 무대조명, 수술조명 등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는 아직도 국내 기업이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극’이 LED 조명에서도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국내 조명시장이 외국 기업들의 독무대가 된 것은 정부의 과도한 보호 때문이란 분석이다. 조명업종은 1970년대 ‘중소기업 고유업종’에 지정됐다. 대기업은 진출이 제한됐고, 수천여개 중소기업이 난립했다. 근로자가 다섯 명도 안 되는 영세업체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그러던 중 1989년 8월 백열등부터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T12’라는 두께 40㎜짜리 형광등이 주류이던 국내시장에 필립스 등은 얇고 밝은 26㎜짜리 ‘T8’을 내놓았다.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우리 중소기업은 그들을 따라잡을 자금도 기술력도 없었다. 노재혁 한국조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명산업에 대한 정부 보호가 풀리자 다국적기업과 저가를 앞세워 들어온 중국업체로 인해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당시 국내 1등이던 ‘번개표’ 형광등의 금호전기도 급속히 어려워졌다. 1980년대까지 70~80%대에 달하던 국내 점유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외환위기 때 파산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가 되살아난 것은 형광등을 포기하고 액정표시장치용 백라이트유닛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조명이나 무대조명, 수술조명 등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에는 아직도 국내 기업이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비극’이 LED 조명에서도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