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적 연속 복역' 판결로 4년 뒤 석방될 듯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로 복역 중인 미국 풋볼 스타 O.J. 심슨(66)이 가석방을 허가받았다.

네바다주 가석방심사위원회는 31일 심슨이 저지른 2건의 납치와 2건의 강도, 1건의 절도 혐의에 대해 가석방 결정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코니 비스비 가석방심사위원장은 "심슨이 각종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교도소 내 행실과 성적이 좋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의 이번 결정에도 심슨은 앞으로 최소 4년간 더 복역해야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다.

최종심에서 2017년까지 연속적인 의무복역 판결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심슨이 2017년에는 석방될 가능성이 커졌다.

라스베이거스의 형사 전문 변호사인 로버트 마사이는 "이곳이 라스베이거스인 만큼 만약 도박꾼이라면 나는 심슨이 2017년에 석방된다는 쪽에 돈을 걸겠다"고 말했다.

4년 뒤에는 심슨이 70세가 되기 때문에 심사위가 그를 '위험하지 않은 인물'로 판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사이 변호사는 "4년 뒤 다시 열릴 심사위 회의에서 심슨의 나이가 석방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슨은 지난주 열린 심사위 회의에 참석해 2007년 라스베이거스의 스포츠 기념품 가게에서 저지른 2건의 강도 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심슨은 지난 5월 기존 재판에서 변호인이 자신을 제대로 변호하지 않았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따라서 이번 가석방 결정과 상관없이 조기 출소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담당 재판부가 심슨의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만약 재심을 인정할 경우 그에게는 보석을 신청할 기회도 주어진다.

심슨은 재심 요청 당시 법정에서 "변호사로 일한 예일 갤런티가 70만 달러(약 7억7천만원)에 가까운 수임료를 받고도 개인적 이익만을 생각해 재판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심슨은 2007년 9월 동료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 침입해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기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1970년대 스포츠 우상으로 군림했던 그는 1994년 전처 살인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민사재판에서는 패소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