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0대 주요 기업들이 자국의 세금을 피하려고 국외에 묶어둔 순이익이 1조 2000억 달러(1347조 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애플은 국외에 남겨둔 수익이 가장 많은 기업 1,2위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공공이익연구그룹'(PIRG)이 미국 상위 100대 기업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기업이 미국 밖에 쌓아둔 순이익이 1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IRG는 또 자료 분석을 통해 100대 기업 가운데 82개 기업이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 자회사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외에 남겨둔 수익이 가장 많은 기업은 GE로 1080억 달러에 달했으며, 애플이 826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화이자(73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ㆍ608억 달러)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고 PIRG는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법인세율을 낮추되 수익을 국외에 남겨두는 회사들에 대해선 세금 우대조치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법인세 체계를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국외 자회사를 통해 거둔 수익에 대해서는 본국으로 들여오지 않는 한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국외의 수익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면 미국 법인세율(35%)과 국외에서 납부한 세금의 세율 차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면 된다.

PIRG는 100대 기업 가운데 국외의 수익을 미국으로 들여왔을 때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를 투명하게 밝힌 기업은 21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들 21개 기업이 국외의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 왔다면 93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더 납부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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