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1일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린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6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인비가 1일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린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16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였습니다.”

여자 프로골프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한 해 메이저대회 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박인비는 1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672야드)에서 개막한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75만달러)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박인비는 경기를 마친 뒤 “전반 9홀에선 정말 잘했는데 후반 들어 몇몇 홀에서 드라이버 샷과 퍼트가 많이 흔들렸다”며 “조금 아쉽긴 하지만 오늘 게임을 잘 풀어냈다”고 자평했다.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전반과 후반에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전반에는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성공시키는 버디쇼를 펼쳤지만 후반 들어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범하며 버디 2개와 엮어 2타를 잃었다.

박인비는 1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을 홀 3.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 좋게 라운드를 시작했다. 3번홀(파4)에는 7.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기세를 올렸다. 박인비는 이후 4번홀(파4), 6번홀(파4), 8번홀(파3),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버디만 10번홀까지 6개를 쓸어담았다. 퍼팅 거리도 12m, 9m, 6m, 3m 등 다양해 ‘퍼팅의 여왕’으로서 진가를 보여줬다.

박인비는 후반부터 세인트앤드루스의 악명 높은 벙커에 휘말리며 고전했다. 13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16번홀(파4)에서는 이날 처음으로 공을 벙커에 빠뜨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티샷한 공은 1m 이상인 벙커에 빠져버렸고 박인비는 옆 페어웨이로 레이업할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지만 이번엔 퍼팅이 문제였다. 3퍼트를 기록하며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가장 어려운 홀로 손꼽히는 17번홀(파4)에서도 파 퍼트한 공이 홀 앞에서 서며 3퍼트를 해 1타를 더 잃었다. 16, 17번홀에서 연속으로 3퍼트를 하며 2언더파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박인비는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3언더파로 이날 라운드를 마쳤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나연(26·SK텔레콤)과 전미정(31·진로재팬)이 5언더파 67타를 쳐 선두권에 올랐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 우승경쟁자인 미야자토 아이(일본), 산드라 갈(독일)도 박인비와 함께 3언더파 69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중압감에서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박인비는 “티오프하기 전에는 약간 긴장했지만 일단 라운드가 시작되고 1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정말 자신감이 커졌다”며 “라운드 도중에는 부담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