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안에 Swatch 시계가?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Swatch)’가 2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flagship store·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종합 매장)를 열었다.

그룹 안에서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인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스와치를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단독 매장으로, 규모(148㎡)와 진열제품 수(300여 개)에서 국내 최대라고 스와치는 강조했다.

이날 문을 연 스와치 플래그십스토어는 마치 얼음 안에 시계를 전시하듯 매장을 ‘아이스 듄(ice dune)’ 콘셉트로 독특하게 꾸몄다.

시계를 상징하는 입체적인 디자인의 외부 파사드(건물의 주된 정문)를 설치해 가로수길을 찾는 시계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매장 안에 4000여개 이상의 스와치 시계를 연결해 만든 대형 샹들리에도 눈길을 끄는 장식이다. 시계 전시 방식도 독특하다. 쇼케이스 안에 제품을 넣지 않고 전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쉽게 시계를 만져볼 수 있게 했다.

스와치는 국내 첫 플래그십스토어 개장을 기념해 오는 14일까지 세계적 예술가들과 공동으로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 1985년 키키 피카소를 시작으로 백남준, 샘 프랜시스, 애니 레보비츠, 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유명 예술인들과 협업해온 스와치는 한정판으로 제작한 제품 50여점을 차례로 공개하기로 했다. 예술성이 있는 고급 제품을 전시, 대중적 이미지로만 각인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키키 피카소의 시계는 당시 딱 140개만 생산한 제품이었는데 크리스티 경매에서 2만8000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여러 층으로 만든 다이얼(문자판)은 어지러운 시대상을 표현했고 색을 다 채우지 않은 부분은 빛이 통과하면서 굴절 효과를 내도록 만들었다. 1980년대 팝아트 감성을 담은 키스 해링의 시계, 스페인 바로크 양식과 아르데코 스타일을 반영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시계 등도 같이 전시된다.

또 한국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텔레비전을 반영한 시계도 전시되는데 이 제품은 소더비 경매에서 50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스와치 관계자는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를 시작으로 스와치의 대형 매장을 국내에 추가로 열 계획”이라며 “이번 매장 오픈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스와치의 혁신성과 참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