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사업자들이 기술적으로 가능해 하겠다는데 정부가 ‘한다, 안 한다’ 승인하는 게 맞습니까?”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일 기자들과 만나 초고화질(UHD) TV 상용화 시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UHD TV는 시기상조”라고 말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미래부는 지난달 케이블,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중심으로 내년에 UHD TV를 상용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내 콘텐츠 제작의 80%를 담당하는 지상파를 빼고 UHD TV를 하기 어렵다”며 “미래부가 방통위와 사전에 협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 장관은 “케이블TV, 위성방송 사업자가 실험·시험 방송을 하는 등 형편에 따라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며 “정부가 승인하고 말고 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상용화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의견서를 낸 지상파 방송과 관련해서는 “지상파 문제는 조금 복잡하다”며 “기술 표준, 주파수, 콘텐츠 공급 등과 관련해 이달 중 방통위와 협의체를 꾸려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두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하지만 업무 구분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래부 관계자는 “방송기술과 표준화는 정부조직법상 미래부 고유의 업무”라며 “부처 간 협업이 중요하지만 똑같은 역할을 두 부처가 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불만을 토로한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UHD TV는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것인데 지상파 방송이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늦추자는 건 창조경제에도 역행하는 일”이라며 “정부가 시장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 장관과 이 위원장은 오는 21일 정책 협의를 위해 만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