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요건이 완화되면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배후 수요가 풍부한 산업단지 주변의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모집이 조기에 마감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이시티(e-city) 오산’(가칭) 조합원 모집 현장.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조합원 요건이 완화되면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배후 수요가 풍부한 산업단지 주변의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모집이 조기에 마감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이시티(e-city) 오산’(가칭) 조합원 모집 현장.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완화된 조합원 모집기준과 저렴한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산업단지 주변에 조성돼 풍부한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은 조합원 모집이 조기에 완료되는 등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30~40%가량 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인기”라면서 “기준이 완화된 만큼 조합이 아파트 건설 부지 매입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 등 안전판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경우 일반 민간분양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싸지만 조합원 모집이 제대로 안 되면 입주 시기가 늦어지거나 계약금을 날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부지 매입 또는 계약 여부 △추후 분담금 상승 가능성 △자금관리를 신탁사가 담당하는지 여부 △사업 승인 전까지 시공사 선정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조합원 모집 시·도 등 광역생활권으로 확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조합을 결성해 사업주체가 되는 구조다. 때문에 시행비용이 줄어들고 그만큼 분양가가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1·2군 건설사들이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시공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1990년대 인기를 끌다 2003년 조합원 요건이 강화하면서 위축됐다. 이후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다가 최근 지역주택조합 기준이 완화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국회에서 통과된 주택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이 확보한 땅에 국·공유지가 5% 넘게 포함됐더라도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또 지역주택조합원 거주요건도 동일 시·군에서 시·도 단위 광역생활권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거주요건이 광역생활권으로 확대된 점을 반기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전체 가구 수의 절반 이상 조합원을 모집해야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거주요건의 완화로 산업단지 주변에서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는 현장은 힘을 얻고 있다.

○실수요자 풍부한 산업단지 부근 ‘순항’


대표적인 곳이 경기 오산시 지곶동에 조성될 예정인 ‘이시티(e-city) 오산’(가칭·1950가구)이다. 지난달부터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는데 사전설명회에 1500여명이 몰렸다. 조합원으로 1000가구 정도를 모아야 설립요건이 만족되는데 일단 순조로운 분위기다. 업무지원을 맡고 있는 다올디벨로퍼의 김윤호 이사는 “대단지인 점을 고려해 10월 말께 조합원 모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수요자들의 호응이 좋아 9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단지와 인접했다는 점이다. 가장산업단지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화장품 연구소를 중심으로 ‘코스메틱 밸리’가 조성되고 있다. 이미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케미랜드와 한도코스, 스키니어, 네이오 등 화장품 생산기업들이 입주해 풍부한 배후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김 이사는 “저렴한 가격에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산업단지 부근은 조합원 모집이 잘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합원 모집 중인 주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도 산업단지 부근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 차암동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에서는 대림산업과 삼호가 ‘e편한세상 스마일시티’(1024가구)를 분양 중이다. 제3일반산업단지 내에는 이 단지를 비롯해 4500여가구의 아파트가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에는 ‘온양 서희스타힐스’(760가구)가 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부울고속도로 온양 나들목이 가까워 기장군과 해운대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외에도 명례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배후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조합원을 모집 중인 지역조합주택 ‘포항 오천 경남아너스빌’(660가구)은 국가산업단지인 블루밸리와 가깝다. 이 단지는 경남기업이 시공을 맡고 오천지역주택조합(가칭)이 시행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