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전자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신주인수권(워런트) 절반을 신동열 대표의 세 아들이 나눠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억원의 신주인수권을 매입하며 들어간 비용은 시가의 절반 이하인 2억원에 불과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성문전자는 지난달 26일 위드창업투자(50억원)와 산은캐피탈(30억원)을 상대로 총 80억원 규모(410만6776주)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발행목적은 시설자금(55억원) 및 운영자금(25억원) 충당이다.

이번 BW 발행 딜에는 신주인수권 바이백(되사기)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80억원의 신주인수권 중 절반을 최대주주인 신 대표의 특수관계인에게 넘기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위드창업투자와 산은캐피탈은 BW를 인수한 당일(7월26일) 40억원의 신주인수권을 신 대표의 세 아들(신민섭, 신준섭, 신승섭)에게 나눠 매각했다.

신주인수권 매각가는 주당 97원으로 행사가인 1948원의 5% 수준이다. 지난달 30일 위드창업투자가 산은캐피탈로부터 신주인수권 30만8008주를 매입하며 주당 234원을 지급한 점을 감안하면, 시가 대비 약 60% 저렴한 가격이다. 세 아들이 외부투자자보다 절반 이상 싼 가격에 동일한 워런트를 매입한 셈이다.

세 아들의 지분율은 각각 4~6%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신주인수권은 내년 7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신주인수권 행사가를 1363원(최초 행사가의 70%)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한 가격재조정 조항이 포함돼 있어 시가하락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전장치는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후 상속 및 증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회사인 경우 자녀들에게 저가로 BW 신주인수권을 매입할 수 있도록 딜 구조를 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