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앞줄 왼쪽)이 지난 4일 후세인 알라와지 사우디아라비아 전력공사 이사회 회장과 슈퀘이크 화력발전소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앞줄 왼쪽)이 지난 4일 후세인 알라와지 사우디아라비아 전력공사 이사회 회장과 슈퀘이크 화력발전소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의 33억달러 규모 슈퀘이크 발전소 수주는 이 회사가 그동안 따낸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기존 기록은 슈퀘이크를 발주한 사우디아라비아전력공사(SEC)와 지난해 10월 계약한 32억달러짜리 제다 사우스 프로젝트였다.

플랜트 업계에선 초대형 발전소 공사를 1년도 안돼 같은 회사에 다시 발주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면 설계인력 확보나 공사 관리, 자재 수급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SEC는 제다 사우스에 이어 슈퀘이크까지 현대중공업에 맡겼다.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후세인 알라와지 SEC 이사회 회장 등은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에게 “공사수행 능력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미 가동에 들어간 마라피크(2750㎿)와 리야드(1730㎿) 발전소 등에 이어 제다 사우스(2640㎿)와 슈퀘이크(2640㎿)까지 완공할 경우 현대중공업이 건설한 발전소가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전력의 약 20%인 1만2000㎿를 생산하게 된다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해양 및 육상 플랜트 분야에서 선전하며 조선업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2009년부터는 플랜트 수주가 조선을 앞지르고 있다.

조선 수주가 2009년 4억5000만달러, 2010년 47억달러, 2011년 86억달러, 지난해 61억5000만달러에 머무를 때 플랜트 수주액은 2009년 52억달러, 2010년 61억달러, 2011년 115억달러, 지난해 86억5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드릴십이나 반잠수식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육상플랜트 분야의 수주 목표액 60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이번 수주로 채웠다”며 “종합 중공업 회사로 사업을 다각화해온 것이 조선 불황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