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7일 호주 금리인하가 반갑지만 부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소재용 연구원은 "호주 중앙은행(RBA)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췄다" 며 "호주는 지난 2011년 이래 8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진단했다.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금리 수준이라는 게 소 연구원의 설명이다.

소 연구원은 "RBA의 금리인하가 자국통화 약세를 유인하고 원자재 시장의 심리 개선에 일조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반가운 소식" 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출구전략을 언제 시행하느냐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주요 선진국 중 하나인 호주의 금리인하가 낯설지만 한편으로는 부럽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경기방어를 위해 자국의 통화완화가 용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며 "출구전략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RBA의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호주경제의 펀더멘털 약화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는 부럽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반면에 호주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호주의 경기부진은 2010년 이후로 추세화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률 상승과 설비가동률 하락 등 기초체력이 금융위기 초기와 비교해 개선되지 않았다.

소 연구원은 "결국 호주의 금리인하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며 "원자재 시장 위축과 중국 성장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 혼자 힘으로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금리인하로 호주의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가처분소득 대비 147%에 달하는 가계부채 수준을 감안하면 시간을 벌고 있는 호주 중앙은행이 안쓰러운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