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열린 '출구 공포'…日증시 4% 폭락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출구전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6일(현지시간) ‘9월 채권 매입 축소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가능성을 분명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9월17~18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채권매입 축소 여부가 논의될 것이란 설명이다. Fed는 경기부양을 위해 매달 850억달러를 찍어 시중에서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사들이고 있다.

에반스 총재는 “어느 달이 될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올 하반기에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약 2.5%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3%를 넘어설 것이라며 이런 속도라면 올해 말 실업률이 7.2~7.3%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실업률은 7.4%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반스는 양적완화를 강하게 지지해온 Fed 내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데다 FOMC의 멤버(투표권 보유)여서 그의 발언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채권 매입 축소는 올해 남은 세 차례의 FOMC 회의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지표가 개선되면 다음달에 시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는 9월, 10월, 12월에 열린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실업률 개선을 고려할 때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록하트와 피셔 총재는 FOMC 투표권이 없지만, 이틀간 3명의 연방은행 총재가 잇따라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조지프 태니우스 JP모건펀드 글로벌마켓전략가는 “경제지표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는 한 올가을에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에반스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출구전략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이 출렁였다. 달러당 엔화 가치가 96엔대로 상승하면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0% 하락한 13,824.94에 마감됐다. 1주일 만에 다시 14,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대만 자취안지수도 1.46%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7% 밀렸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0.6% 하락했다. 6월2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