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5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1점(비자책)만 줬다. 다저스가 4-1로 앞선 8회초 타석에서 대타 제리 헤어스턴과 교체됐다. 다저스가 결국 5-1로 승리해 올 시즌 스물두 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11승을 올렸다.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5연승을 달린 류현진은 11승3패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0승7패)를 제치고 팀 내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역투로 류현진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3.15에서 2.99로 떨어져 다시 2점대에 진입했다.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4사구 역투를 펼쳤다. 탈삼진은 7개. 류현진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 경기는 16차례로 늘었다. 류현진은 이날 110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스트라이크가 72개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93마일(약 150㎞)로 찍혔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원정경기 징크스를 털어버렸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타자들을 현혹한 변화구가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왼쪽 타자 몸쪽에 박히는 체인지업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묶었다.

류현진의 변화구에 타이밍을 뺏긴 타자들이 시속 143~145㎞의 직구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땅볼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류현진은 땅볼 9개를 낚고 뜬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허용한 안타 5개도 모두 단타에 불과했다.

2회 무사 1, 2루에서 존 제이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뒤 롭 존슨을 2루수 병살타로 잡을 때 사용한 필살기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었다. 시즌 스무 번째 병살타를 잡은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투수 중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