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동생' 폴로 1.6TDI, 덩치는 작은데 힘은 장사…주행성능·연비 놀라워라!
보기엔 골프와 구분이 잘 안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 골프구나’ 싶다. 하지만 골프의 동생 격인 폴로는 차체 크기와 엔진 배기량이 작은 소형차다. 기자는 이 차를 ‘깜찍한 재간둥이’가 아닌 ‘강직한 재간둥이’라고 부르고 싶다. 작은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성능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학기 초 같은 반의 키 작고 얼굴 하얀 친구를 만만하게 보고 반찬을 뺏어 먹었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가 일진회 소속 학교 서열 4위, 이런 느낌이다.

시승한 차는 폴로 1.6TDI R라인. 1.6 디젤엔진이 탑재된 모델이다. 국내엔 이 모델만 판매 중이다. 현재의 폴로는 5세대 모델로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가 커졌다. 길이는 80㎜, 폭은 20㎜ 늘어났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부족함이 없었지만 뒷좌석은 비좁게 느껴졌다. 소형차이니 뒷좌석이 성인 남성에게 협소한 건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트렁크 용량이 280로 예상외로 공간 확보가 잘돼 있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실내 디자인은 골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간결하고 깔끔한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가 마음에 들었다.

'골프 동생' 폴로 1.6TDI, 덩치는 작은데 힘은 장사…주행성능·연비 놀라워라!
놀라운 건 주행성능이다. 최고출력 90마력짜리 소형 해치백이지만 23.5㎏·m의 최대토크와 가벼운 몸무게(1225㎏)를 바탕으로 민첩한 움직임을 보였다. 시속 100㎞까지 시원하게 속도를 밀어올리는 게 신통했다. 단단한 하체와 차체 강성은 고속주행 및 코너링에서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보였다.

또 하나 놀라운 건 연비. 이 차의 복합연비는 18.3㎞/다. 굳이 정속 주행을 하지 않아도 연비가 16㎞/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급가속이나 고속주행 등을 반복하면 연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폴로는 ‘놀 거 다 놀면서 성적 잘 나오는 학생’처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도 뛰어난 연비를 유지했다. 서스펜션이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도 기특했다. 이 차는 가격까지 착하게 나왔다. 2490만원이다. 폭스바겐코리아가 20~30대 젊은 남녀의 적금통장을 깨려고 작정한 듯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