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시나위의 김정욱(베이스·왼쪽부터) 윤지현(보컬) 신대철(기타). 포니캐년 제공
록밴드 시나위의 김정욱(베이스·왼쪽부터) 윤지현(보컬) 신대철(기타). 포니캐년 제공
“최근 빌보드 재즈 차트를 보니 재즈인지 힙합인지 잘 모를 음악도 많더라고요.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영역을 점점 파괴하고 있는 거죠. 록밴드는 항상 같은 멤버가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폐쇄적이에요. 이번에는 최대한 문을 열어놓고 다양한 음악을 받아들여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려고 했어요.”

미니 앨범 ‘미러뷰’는 1986년 데뷔 이래 한국을 대표하는 록밴드 시나위가 선보인 음반이다. 2006년 9집 ‘리즌 오브 데드 벅스(Reason of Dead Bugs)’ 이후 7년 만이다. 시나위라는 이름에 걸맞은 묵직한 정통 록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변화가 느껴진다. 타이틀곡 ‘슬픔의 이유’에선 하와이 전통악기 우쿨렐레와 오토튠을 활용한 보컬 이펙터까지 활용했다.

최근 서울 정동에서 만난 시나위는 “과거에는 밴드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부분은 음반에 싣지도 않았다”며 “이번에는 시나위의 음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신대철)고 설명했다.

이번 음반을 준비하며 팀의 구성도 새롭게 짰다. 지난해 MBC ‘일밤-나는 가수다’ 무대에 함께 선 베이시스트 김정욱을 영입하고 지난 1월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보컬 윤지현을 영입했다. 기타, 보컬, 베이스의 단출한 구성이다.

하지만 밴드가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까지만 보여줬던 과거와 달리 부족한 부분은 외부 수혈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도록 했다. 이번 음반에는 게이트플라워즈의 박근홍, 로맨틱펀치의 배인혁, 피아의 옥요한 등 국내 록음악을 이끌고 있는 쟁쟁한 밴드들의 보컬이 대거 참여했다. 키보드, 하모니카 등 다양한 악기도 동원됐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20년 넘게 활동해온 시나위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1986년 데뷔 앨범 ‘헤비 메탈 시나위’에 수록됐던 이 곡은 임재범이 불렀다. 1996년 김바다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윤지현이 불렀다. 임재범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돌직구’ 같다면 윤지현의 노래는 화려한 ‘변화구’를 연상케 한다. “예전이 투박했다면 지금은 정교하게 손을 댄 느낌”(신대철)이란 설명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