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취득세 감면 종료 등으로 주택가격 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용인 안양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값이 이달 들어 오름세로 돌아섰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용인과 평촌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전 주보다 각각 0.01% 올랐다. 안양과 이천도 같은 기간 0.02%씩 상승했다. 안양시는 직전 주(0.01%)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현지 중개업소들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2006년, 집값 상승 선도 지역으로 꼽히면서 이른바 ‘버블 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으로 불린 용인과 평촌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집값 반전의 긍정적 조짐’일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 장기 하락에 따른 일시적 저가 매물 소진의 결과로 해석했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용인은 대표적인 공급 과잉 지역으로 일부 아파트 값이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전셋값까지 급등하자 일부 전세입자가 급매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집값 하락 따른 저가매물 소진…일시적 현상

집값 반등 신호?…용인·평촌 0.01% 올랐다
용인과 평촌 아파트값 반등은 최근 계속된 전셋값 급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인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부동산114 집계)은 작년 12월 517만원에서 지난달에는 543만원으로 6개월간 5% 가까이 뛰었다. 1기 신도시인 평촌도 교육 목적의 전세수요가 다른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주택가격은 거시경제 회복과 저금리 등 경기변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2주간의 용인·안양지역 집값 상승은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나타난 변화이기 때문에 ‘바닥 탈출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지역 전세수요가 최근 일부 매매수요로 돌아선 것은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와의 격차가 줄어든 아파트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중개업계에서는 관행적으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를 넘어설 때 매수세가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세입자들이 매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4% 수준이고 경기와 서울은 각각 57.3%, 59.3%를 기록했다. 안양(61.9%)은 60%를 넘었고 용인도 60%에 육박했다. 특히 미분양이 많은 용인의 경우 전세가율이 60%를 크게 웃도는 단지들이 적지 않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김보형/김진수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