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힘 빠지나…日 2분기 성장률 0.6%…예상치 하회
일본의 지난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3분기 연속 플러스 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에는 못 미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본 내각부는 12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기준 성장률(분기별 증가율을 연간으로 환산한 것)은 2.6%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세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경기판단 재료로서 계속 좋은 숫자가 나오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냉랭했다.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3.6%)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닛케이225지수는 성장률 수치가 나온 뒤 오히려 하락폭이 커졌고, 엔화 가치도 장중 한때 달러당 95엔대로 높아졌다.

기대보다 낮은 성장률은 소비세 증세 조치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아베 총리는 줄곧 2분기 성장률 등 거시경제지표를 좀 더 살펴본 뒤 증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해왔다. 일본 정부는 내년 4월과 2015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현재 5%인 소비세율을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증세 연기론의 부상으로 일본의 재정 상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전했다. 아마리 경제·재정상이 “리먼 붕괴에 버금가는 막대한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소비세율을 올리지 않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완전히 잠재우진 못했다.

성장의 내용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개인소비가 늘어나긴 했지만 아베노믹스의 핵심고리인 투자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업투자는 전기 대비 0.1% 줄어들며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고, 주택투자 역시 증세를 앞둔 가수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0.2% 감소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