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막아라"…다급해진 정부·지자체] 서울시, 9월부터 공공임대 1만가구 집중 공급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의 조기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시는 당초 10월에 내놓을 예정이던 장기전세주택의 모집공고를 앞당기는 등의 방법으로 공공임대주택 1만21가구를 내달부터 공급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주택 종류별로는 세곡동과 내곡·양재동 등에서 장기전세주택 3565가구, 신내·마곡동과 세곡2보금자리지구 등에서 국민임대주택 2571가구, 재개발 임대주택 1413가구 등을 공급한다. 가능한 임대주택 물량을 최대한 빨리 내놓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격은 종류에 따라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주나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등 저소득계층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임대주택 공급 시점을 앞당긴다고 해도 전·월세 수요자들이 직접 입주하기까지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H공사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모집 공고를 내도 실제 입주는 10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공급과 함께 공공 혹은 민간 임대주택 세입자를 위한 행·재정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세입자들을 위해선 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을 수 있도록 알선한다.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인 경우 최대 2억2000만원까지다. 서울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최저생계비 150% 이하인 가구에는 ‘서울형 주택바우처’를 통해 최고 월 7만2500원(6인 가구 기준)을 지원한다.

서울시 산하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의 상담기능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작년 8월 출범한 ‘서민주거안정 태스크포스(TF)팀’도 꾸준히 운영하면서 지역별 주택수급 상황을 체크하고, 부동산 중개업소 등의 시장질서 교란행위도 선제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전·월세시장 대책을 서두르는 데는 올가을 주택임대시장 불안이 심상치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지역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1.72% 상승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이보다 더 높은 2.2% 뛰었다. 전세입자들의 재계약 선호 현상과 집주인의 월세 전환 추세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매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매물부족으로 올 들어 이달까지 서울지역 각 자치구의 동사무소에 전입 확정일자가 신고된 전·월세 신규 거래건수는 6만831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7만6889건)보다 11% 줄었다. 이사를 해야 할 세입자는 많은데 전셋집이 없어서 이사를 못 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거래건수는 올 6월에만 3409건으로 작년 6월(1276건)과 비교해 약 2.7배나 급증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임대주택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세입자 주거권 보호를 위한 각종 지원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