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군산·서천 '바람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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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둑 수문개방·해상도시 건설 마찰 이어 풍력단지까지
새만금 방조제 인근에 풍력 클러스터 예정되자 서천 "갯벌 사라진다" 반대
새만금 방조제 인근에 풍력 클러스터 예정되자 서천 "갯벌 사라진다" 반대
금강하구둑 수문 개방과 군산 해상도시 등으로 마찰을 일으킨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이 이번에는 풍력단지 건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전북도가 2009년부터 새만금 풍력사업 클러스터를 추진하면서 군사상 이유로 당초 예정지인 새만금 안쪽 대신 서천군과 가까운 군산항 북쪽 도류제를 대체 입지로 결정하면서 서천군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 없다 vs 오염 불 보듯
12일 군산시와 서천군에 따르면 새만금풍력시범단지는 2009년 10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뒤 이달 발표 예정으로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826억여원을 투입해 1단계로 1기당 2~3㎿ 출력 용량의 발전기를 20㎿ 규모로 짓고 모니터링동(800㎡)도 건설한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당 사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면서 서천과 인접한 새만금방조제 인근의 군산항 북쪽에 풍력시범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올해 말까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사업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서천군은 반대하고 나섰다. 서천군 주장은 이렇다. 2009년 서천군 인근 군산산업단지에 군산LNG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서천 앞바다 갯벌이 사라졌다는 것. 이로 인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풍력시범단지까지 들어서면 환경오염이 더 심해져 주민들의 피해가 더 커진다는 주장이다.
서천군 관계자는 “용역 결과에 상관 없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풍력사업은 현재 5㎿ 발전기가 상용화됐기 때문에 전북도와 군산시가 추진하는 3㎿ 풍력시범단지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천군은 풍력단지가 건설되면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유부도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한다. 유부도는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기착지로 매년 4000~5000마리가 관찰된다. 이에 전북도 관계자는 “풍력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기 때문에 환경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공동이익 해법 절실
두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금강하구둑 수문 개방과 군산 해상도시 건설 등을 놓고도 수년째 갈등하고 있다.
서천군과 충남도는 2009년부터 “금강호 수질 개선을 위해 수문을 열어 금강호 물이 바다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군산시와 전북도는 “이럴 경우 농업과 지역산업 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양수장 이전에 따른 비용도 발생해 곤란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해상 매립지 처리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군산시는 친수형 관광단지인 해양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서천군은 해양오염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지방 3.0 가치가 바로 군산과 서천 같은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라며 “두 지자체 간에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산·서천=임호범/최성국 기자 lhb@hankyung.com
○환경오염 없다 vs 오염 불 보듯
12일 군산시와 서천군에 따르면 새만금풍력시범단지는 2009년 10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뒤 이달 발표 예정으로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826억여원을 투입해 1단계로 1기당 2~3㎿ 출력 용량의 발전기를 20㎿ 규모로 짓고 모니터링동(800㎡)도 건설한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해당 사업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면서 서천과 인접한 새만금방조제 인근의 군산항 북쪽에 풍력시범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올해 말까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사업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서천군은 반대하고 나섰다. 서천군 주장은 이렇다. 2009년 서천군 인근 군산산업단지에 군산LNG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서천 앞바다 갯벌이 사라졌다는 것. 이로 인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산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풍력시범단지까지 들어서면 환경오염이 더 심해져 주민들의 피해가 더 커진다는 주장이다.
서천군 관계자는 “용역 결과에 상관 없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풍력사업은 현재 5㎿ 발전기가 상용화됐기 때문에 전북도와 군산시가 추진하는 3㎿ 풍력시범단지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천군은 풍력단지가 건설되면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유부도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한다. 유부도는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의 최대 기착지로 매년 4000~5000마리가 관찰된다. 이에 전북도 관계자는 “풍력사업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기 때문에 환경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공동이익 해법 절실
두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금강하구둑 수문 개방과 군산 해상도시 건설 등을 놓고도 수년째 갈등하고 있다.
서천군과 충남도는 2009년부터 “금강호 수질 개선을 위해 수문을 열어 금강호 물이 바다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군산시와 전북도는 “이럴 경우 농업과 지역산업 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양수장 이전에 따른 비용도 발생해 곤란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해상 매립지 처리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군산시는 친수형 관광단지인 해양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서천군은 해양오염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추구하는 지방 3.0 가치가 바로 군산과 서천 같은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라며 “두 지자체 간에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산·서천=임호범/최성국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