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일 '일본식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디플레이션 위험이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평가했다.

디플레이션이란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으로, 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가 수반된다. 경기순환의 하강국면과 관련이 있다.

한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오르는 데 그치는 등 1%대의 낮은 상승률이 9개월째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소는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민간신용과 통화량 증가율의 둔화, 원화가치 상승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일본이 1990년대 1%대 물가상승률을 보이다가 결국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과거 일본에 견줘 한국은 자산가치 거품의 규모가 작고 경제 주체의 기대심리도 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어 있어 실제로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은 저물가 상태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여력이 많아 정책 당국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총수요 압력 둔화로 저물가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