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공격성 잃었다"
“타이거 우즈가 공격성을 잃었다.”(스티브 윌리엄스·우즈의 전 캐디)

“우즈 스스로 너무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부치 하먼·우즈의 전 스윙코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사진)의 메이저대회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잭 니클라우스가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 최다승(18승)을 넘기 위해서는 5개의 메이저 우승컵이 더 필요하지만 우즈를 잘 아는 스티브 윌리엄스나 부치 하먼의 진단과 분석을 들어보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즈의 전 캐디 윌리엄스는 우즈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1999~2011년 우즈의 전성기를 함께하면서 메이저대회 13승을 포함, 우즈와 72승을 합작해냈다. 2011년 우즈와 결별한 뒤 우즈를 “흑인 멍청이”라고 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지만 지난달 21일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완전히 화해했다.

윌리엄스는 브리티시오픈이 끝난 뒤 “US오픈에서 36홀, 브리티시오픈에서 18홀을 함께 돌면서 3일 동안 우즈를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현재 우즈의 스윙과 게임 방식은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즈가 한 가지 잃어버린 것이 있다면 공격성”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에게 패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즈는 타고난 재능과 골프 지능을 비롯해 공격적인 플레이로 골프계를 지배했다. 그랬던 우즈가 아내와 이혼을 하고 부상에서 회복한 뒤 자신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던 공격성을 잃었다는 게 윌리엄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우즈는 “US오픈이 치러진 메리언GC에서는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공을 치면 실수에 따라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윌리엄스의 비판을 반박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 지켜보는 사람 모두를 감탄하게 만드는 극적인 샷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미국의 골프전문매체 골프닷컴은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즈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파5 홀에서 예전 같으면 공격적인 샷으로 이글을 노렸을 우즈가 안전하게 버디를 잡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분석했다.

심리적인 압박감도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부진한 이유로 손꼽힌다. 1993~2002년까지 우즈의 스윙 코치였던 하먼은 “우즈가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즈는 더 많은 부담감을 스스로에게 지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먼은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면 그가 더욱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우즈에게 필요한 것은 4라운드 내내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즈가 모든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니클라우스의 기록을 깨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안다. 누구든 다른 경쟁자를 너무 생각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