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국민銀 '펀드 50%룰' 딱 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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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證·제주은행도 초과
"연말까지 50% 이하로 낮출 것"
"연말까지 50% 이하로 낮출 것"
지난 4월부터 ‘계열 펀드 50% 룰’이 시행된 가운데 신영증권 국민은행 등 금융판매회사 4곳의 계열 운용사 비중이 5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금융회사는 내년 3월까지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당국 제재를 받게 된다.
금융투자협회는 13일 금융판매사별 계열 운용사의 신규 펀드 판매액 비중을 처음 공시했다. 이번 규제가 시행된 4월23일부터 6월 말(2분기)까지의 집계치다.
◆신영증권 “연말까지 낮출 것”
지난 2분기에 ‘펀드 50% 룰’을 맞추지 못한 금융회사 가운데 신영증권의 계열사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신영증권은 전체 펀드 판매액의 58.67%인 605억원어치를 신영자산운용에 의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영운용의 가치주펀드 성과가 좋다 보니 고객이 몰렸다”며 “다만 정부 취지에 따르기 위해 연말까지는 50%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 펀드를 7674억원어치 팔아 계열사 의존율이 55.09%에 달했다. 제주은행(51.68%), 미래에셋증권(50.96%) 등의 계열사 비중도 높았다.
펀드 50% 룰은 연간 신규 판매액을 합산해 규제 위반 여부를 따지지만, 2분기 판매액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 금융사엔 비상이 걸렸다. 국민은행은 당장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KB중소형주 포커스펀드에 이어 6월엔 KB인덱스펀드와 KB레버리지펀드 등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며 “이달 말부터 계열사 비중을 30%대로 확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신 해외 운용사의 채권형펀드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중소·독립 운용사엔 호재
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를 제한하고 나선 것은 금융회사와 투자자 간 이해상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예컨대 은행 창구에서 계열사 펀드를 많이 권유할 경우 투자자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소형·독립계·외국계 운용사들은 판매 기회를 늘리게 됐다며 규제를 반기고 있다. 그동안 수익률이 뛰어난 펀드를 운용해도 은행과 증권사 등 전국적인 판매 창구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운용사에 밀려왔다는 것이다. 일부 운용사는 당장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대형 판매회사들과 접촉, 일선 영업창구에서 자사 펀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독립계 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권문혁 이사는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 은행 등을 타깃으로 상품 마케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형 판매회사끼리 계열 운용사 펀드를 암묵적으로 교차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 50% 룰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계열 자산운용사와의 거래 비중을 50% 이하로 유지하도록 제한하는 금융투자업규정상 규제. 지난 4월23일 시행됐으며, 연간 신규 펀드 판매액을 기준으로 따진다. 대형 판매사들이 계열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해 펀드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금융투자협회는 13일 금융판매사별 계열 운용사의 신규 펀드 판매액 비중을 처음 공시했다. 이번 규제가 시행된 4월23일부터 6월 말(2분기)까지의 집계치다.
◆신영증권 “연말까지 낮출 것”
지난 2분기에 ‘펀드 50% 룰’을 맞추지 못한 금융회사 가운데 신영증권의 계열사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신영증권은 전체 펀드 판매액의 58.67%인 605억원어치를 신영자산운용에 의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영운용의 가치주펀드 성과가 좋다 보니 고객이 몰렸다”며 “다만 정부 취지에 따르기 위해 연말까지는 50%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 펀드를 7674억원어치 팔아 계열사 의존율이 55.09%에 달했다. 제주은행(51.68%), 미래에셋증권(50.96%) 등의 계열사 비중도 높았다.
펀드 50% 룰은 연간 신규 판매액을 합산해 규제 위반 여부를 따지지만, 2분기 판매액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 금융사엔 비상이 걸렸다. 국민은행은 당장 계열사 펀드의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 KB중소형주 포커스펀드에 이어 6월엔 KB인덱스펀드와 KB레버리지펀드 등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며 “이달 말부터 계열사 비중을 30%대로 확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신 해외 운용사의 채권형펀드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중소·독립 운용사엔 호재
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를 제한하고 나선 것은 금융회사와 투자자 간 이해상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예컨대 은행 창구에서 계열사 펀드를 많이 권유할 경우 투자자 선택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중소형·독립계·외국계 운용사들은 판매 기회를 늘리게 됐다며 규제를 반기고 있다. 그동안 수익률이 뛰어난 펀드를 운용해도 은행과 증권사 등 전국적인 판매 창구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운용사에 밀려왔다는 것이다. 일부 운용사는 당장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대형 판매회사들과 접촉, 일선 영업창구에서 자사 펀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독립계 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인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권문혁 이사는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 은행 등을 타깃으로 상품 마케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형 판매회사끼리 계열 운용사 펀드를 암묵적으로 교차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 50% 룰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계열 자산운용사와의 거래 비중을 50% 이하로 유지하도록 제한하는 금융투자업규정상 규제. 지난 4월23일 시행됐으며, 연간 신규 펀드 판매액을 기준으로 따진다. 대형 판매사들이 계열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해 펀드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