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전략으로 약진하는 중견 제약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국제약 휴온스 유나이티드제약 대원제약이 대표적이다. 연매출 1000억~2000억원 규모인 이들 중견 제약사는 특정 분야에서 갖춘 경쟁력을 무기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중상위권 제약사들이 정부의 약가인하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나만의 영역’으로 차별화

‘인사돌’로 유명한 동국제약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매출을 지난 2분기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동국제약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8.4% 늘어난 531억원과 42억원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지난 15년간 단 한 차례도 매출이 줄지 않은 기록을 갖고 있다. 시장점유율 67%를 차지하는 인사돌에 이어 탈모방지제 ‘판시딜’, 정맥질환치료제 ‘센시아’ 등 후속 일반의약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아 약가인하 등의 정책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헬스케어사업도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휴온스는 2분기 매출이 3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46.1% 늘었다. 이 회사의 강점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의료기기로 다각화돼 있다.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히알루론산 제품인 인공눈물과 관절염치료제 등도 고성장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중견 제약사 가운데 개량신약 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복제약 위주인 다른 중견 제약사와 달리 올해 초 허가받은 실로스탄CR정 등 개량신약이 강해 하반기 실적개선이 주목된다.

대원제약은 ‘제네릭도 특화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2분기 실적은 매출이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40.3%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복제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창사 55년 만에 연간 최대 매출이 예측되고 있다.

올해 선보인 위염치료제 천연물 개량신약 ‘오티렌’이 지난 5월까지 50억원을 달성해 새로운 대형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높은 수출 비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출 비중도 안정적인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들 중견 제약사의 수출비중은 매출의 14~20% 수준으로 제약사 전체 평균(6.7%)의 두 배에 달한다. 10대 상위사 평균 해외판매 비중(10%)을 웃돈다.

동국제약은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의 22%를 수출로 달성했다. 조영제와 전립선암 치료제 등을 일본 등에 팔아 올해도 20% 이상 수출에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찌감치 동남아시아를 수출 거점으로 삼았던 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유럽지역으로 개량신약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 수출 비중은 14.5%였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제네릭으로 2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 전체 완제품 수출 상위 5위권이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15% 정도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만성질환치료제 제네릭에 특화된 것이 수출에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