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1위인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을 넘어설 새로운 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제동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법무부가 아메리칸항공과 US항공의 합병을 반대하며 워싱턴 연방법원에 두 회사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당국은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하면 항공시장의 경쟁이 약화, 항공료 인상과 서비스 저하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소송에는 미 법무부와 함께 아메리칸항공과 US항공이 각각 본사를 두고 있는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 6개주 검찰총장이 참여했다.

WSJ는 “지난 5년간 미국의 반독점 당국은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 유나이티드항공과 콘티넨털항공의 합병 등 주요 항공사들의 인수합병을 승인해 왔다”며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새로운 회사는 시가총액이 11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1위의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합병이 실패하면 파산보호 상태의 아메리칸항공이 결국 델타항공이나 유나이티드항공의 모기업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에 팔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데니스 테이저 전미조종사협회 대변인은 “합병이 실패하면 법무부는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과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아메리칸항공은 이들과 경쟁할 수 없고, 결국 파산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3분기 안에 합병을 마무리 지으려던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두 업체는 “법무부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며 “합병을 조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