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의 '쓴소리'…"국내선수 슬로플레이, 체력소모 커"
“오랜만에 한국에서 뛰니 미국보다 플레이가 많이 늦네요. 준비과정을 조금만 줄이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년여 만에 국내 무대에 출전한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사진)이 샷 대결을 펼친 후배들의 슬로플레이에 쓴소리를 던졌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5위인 그가 한국 무대를 밟은 것은 2010년 4월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15일 강원 홍천군 남면의 힐드로사이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넵스마스터피스 1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4라운드는 체력전인데 나흘 내내 6시간씩 걸리면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18홀을 끝내는 데 평균 5시간40분가량 소요됐다. 미국 LPGA투어에서는 18홀 경기가 평균 4시간30분이면 끝난다. 박희영은 “페어웨이에서 거리를 재고 캐디와 상의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며 “그린에서도 서로 라이를 체크할 때 먼저 움직여주고 상의를 조금만 빨리하면 충분히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희영은 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뒤 2008년 미국 LPGA투어로 진출했다. 2011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미국 무대 첫 승을 올린 박희영은 올 시즌 지난달 15일 끝난 매뉴라이프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이달 5일 끝난 여자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자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박희영은 15일 열린 넵스마스터피스 1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3개를 엮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공동 선두 김세영(20·미래에셋) 등 11명에 3타 뒤진 공동 25위다.

박희영은 이 대회 첫날 국내 코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했다. 1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박희영은 전반 내내 위력적인 샷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희영은 “오늘 날씨가 덥고 코스에 높낮이가 있어 쉽진 않지만 몰아 칠 수 있다”며 “그린도 큰 편이어서 3일 동안 충분히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천=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