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경기도 곤지암리조트. 반팔과 반바지 등 가벼운 차림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가득한 이곳에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들 30여명이 들어섰다. 남자들은 넥타이에 정장을, 여성들은 단정한 싱글 정장 차림이었다. 이들중 일부는 생전 처음 정장을 입은듯 약간 어색한 모습이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들에게 쏠렸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일까.

그들은 인근 광주에 있는 세라트(사장 은경아)의 직원들이다. 이들은 평소 작업복차림으로 땀흘려 일한다. 연삭기와 머시닝센터 등 기계 앞에서 세라믹을 깎고 다듬는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명품 세라믹 부품들이다. 특히 해외명품 시계 부품과 주얼리 및 휴대폰 부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으며 점차 생산품을 바이오부품, 전기전자 부품, 산업용부품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여성벤처기업인 은경아 사장이 직원들에게 백화점브랜드의 고급 정장을 사준 것은 ‘복장이 마음가짐을 지배한다’는 생각에서다. 은 사장은 “‘형식이 내용을 완성한다’는 옛선조들의 가르침도 있듯이 깨끗한 정장을 입고 해외명품바이어의 입장에서 고급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사장은 “직원중 일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정장을 입어본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휴가기간 마지막을 ‘창조와 소통’이라는 주제의 워크숍으로 장식했다. 아울러 인근 지역주민들과도 소통하기로 의견을 모아 광주시에 이웃사랑성금 1000만원도 기탁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