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때문에 고생이 많지요?”

자녀가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하는 이유는 뭘까. 부모는 자녀가 뜬금없이 이런 말들을 할 경우 학교에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한다.

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인 담긴 새학기 학교폭력 징후군과 대응요령을 19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자녀가 이유 없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거나 전학을 요구할 경우 또 갑자기 많은 용돈을 요구할 경우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 게임에 몰두하면서 캐릭터나 아이템 등에 집착하는 모습도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보이는 증후군에 해당한다.

경찰청은 자녀가 이런 행동을 보일 경우 부모님 입장에서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녀와 대화하면서 불안과 두려움을 이해해주고 가족에게 어려움을 털어 놓는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반면 부모와 대화가 적어지거나 잦은 반항을 할 경우 학교폭력 가해학생임을 의심해 봐야한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비싼 물건을 남에게 빌렸다면서 소지하는 등의 특징적인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고 주어진 용돈보다 씀씀이가 커질 경우에도 가해학생일 가능성이 높다. 또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귀가가 늦거나 학교와 학원에서 특정 친구들하고만 어울리는 행동 역시 가해학생이 보이는 증후다.

자녀가 가해학생으로 의심될 경우에는 우선 부모가 ‘내 자녀가 가해학생’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가족과의 관계, 대화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파악하고, 교사와 긴밀하게 협조해 문제해결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조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학부모·유관 단체와 협조해 등·하교시간, 쉬는시간, 점심시간 등 학교폭력 취약시간대에 합동 순찰을 할 예정”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동시에 학교 내 폭력서클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엄중 대응하고 선도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에게는 선도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