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등 신흥국 대표주자들의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경고가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중국 경제는 구조개혁 실패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인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돈상황으로 빨려드는 양상이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겨우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신흥국발 위기가 세계 경제를 덮치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동안 외신을 타고 들려오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 경고에 국내 연구기관도 가세한 분위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어제 ‘중국의 구조조정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 실패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중국이 구조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정책효과는 미흡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출에서 소비 중심의 성장 전환, 고부가 산업 재편, 금융시스템의 선진화, 부동산 버블 해소, 경제 양극화 해소 등 어느 것 하나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한때 중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 성장의 두 축이었던 인도 경제는 최근 거의 패닉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선진국 양적완화 종료 우려에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폭락하고 루피화가 사상 최저로 추락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경제가 동시에 경기둔화 우려에 직면한 것 자체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불안 요인이다.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사실 중국이나 인도 경제가 이렇게 된 데에는 내부적 취약 요인도 있지만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희생양이 된 측면도 있다. 선진국의 위기 타개책이 결과적으로 신흥국에 위기를 수출한 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인도 경제가 위기로 직행한다면 선진국과 신흥국 간 새로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로서는 고도의 경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특히나 큰 위협이다.

인도 경제가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된다면 그 또한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정부도 기업도 금융시장의 안전판 강화는 물론 각자 위기대응책을 구체화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