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살면 전세보다 年 500만원 더 든다
서울에서 월세로 사는 세입자가 전세 세입자보다 주거비용으로 연간 500만원가량을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금리 4.3%의 시중 은행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적용해 2011년부터 올 6월까지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자료 36만9101건을 분석한 결과 2년간 전세 세입자는 1549만원, 월세 세입자는 2521만원의 주거비용을 썼다.

지역별로는 서초구의 경우 월세와 전세 간 주거비용 차이가 1638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용산구 1516만원 △종로구 1372만원 △강남구 1344만원 순이다. 이곳은 교통여건과 학군, 생활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들이 거주지역으로 선호하는 곳이란 분석이다. 반면 △강서구 575만원 △노원구 574만원 △도봉구 573만원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전·월세 간 주거비용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면적대(전용면적)별로는 주택이 클수록 월세보다 전세로 사는 게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의 전세와 월세 간 주거비용 차이는 735만원이다. 전용 61~85㎡ 이하는 1415만원, 전용 85㎡ 초과는 2134만원이다. 특히 월세 세입자가 소형에서 중형으로 갈아탈 경우 주거비용이 70%가량 더 들었다.

자치구와 면적대를 모두 고려하면 강남구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의 전·월세 주거비용 차이가 2884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종로구 대형 2673만원 △광진구 대형 2529만원 등이다. 이곳 대형 아파트에 월세로 사는 임차인들은 전세 거주자보다 2년간 최고 3000만원 가까이 비용을 더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세입자들이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가 낮은 주거비용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도 전·월세 간 주거비용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임대주택정책을 내놓아야 전세 집중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