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전 세계적인 해운업 불황에도 지난 2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불황기에 고효율 선박을 투입하는 등의 역발상 전략으로 비용을 줄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 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머스크라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2분기 순이익이 4억3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투하자본수익률(ROIC)도 8.5%로 작년 2분기 4.6%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머스크 측은 “지난 2분기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정도밖에 늘지 않았고 평균 운임도 13%가량 떨어졌지만 효율성을 높여 이익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불황 속에서도 최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도받은 1만8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새로 투입하는 등 꾸준히 노후 선박을 교체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머스크는 10년 전부터 장기 투자를 진행해 연비가 좋은 친환경 선박들을 확보했다”며 “원가 경쟁력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해운사들은 실적 악화 등으로 지난해부터 새로운 선박 발주를 거의 못해 운임이 하락하는 가운데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윤선/서욱진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