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와 무함마드 무르시 전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유혈 충돌로 1300명 가까이 숨진 이집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나선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마누엘 바로소 EU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최근의 이집트 폭력사태는 극도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폭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EU는 며칠 내에 이집트와의 관계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긴급 외무장관 회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EU가 지난 11월 이집트에 약속한 원조 이행여부와 무기 수출 중단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럽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차관과 무상원조의 형태로 이집트에 50억유로(7조4000억원)의 원조를 약속했다. 이 중 10억유로는 EU, 나머지는 유럽투자은행(EI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지원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살 왕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이집트에 대한 경제 원조를 중단하면 아랍·이슬람권 국가들이 공동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지난달 3일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하자 정부에 연간 13억 달러 규모의 이집트 군사원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이집트 원조 중단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수에즈 운하에 대한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