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때문에…" 임페리얼, 한국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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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가가 같은 국내산, 주세 최대 10%더 높아
페르노리카코리아 공장, 하이트진로에 팔기로
페르노리카코리아 공장, 하이트진로에 팔기로
위스키 임페리얼의 국내 생산이 중단된다. 윈저의 국내 생산량도 대폭 줄었다. 임페리얼을 각각 취급하는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국산 위스키에 부과되는 주세가 외국산 위스키에 적용되는 주세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주류 도매상들에게 다음달 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임페리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임페리얼 12년, 17년, 21년 산의 병과 패키지를 교체하겠다는 내용이다.
새 임페리얼 제품은 전량 스코틀랜드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어온다. 경기 이천에 있는 국내 공장은 하이트진로에 매각된다. 페르노리카 이천 공장은 임페리얼 전체 판매량 중 약 10%를 출고하고 있다. 페르노리카는 2007년 11월 전까지 임페리얼의 95%를 국내에서 생산했지만 이후 50%로 줄였고, 결국 국내 생산을 접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상징적이나마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군대 납품 등이 가능하지만 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생산을 중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임페리얼 출고량은 20만2276상
자(500㎖×18병)로 전년 동기보다 20.5% 줄었다. 2010년 상반기보다는 38.3% 감소했다.
주류업계는 주세의 기형적 구조가 양주의 국내 생산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행 주류
세법은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제조 위스키에는 제조원가에 관리비, 광고비, 마진 등이 포함된 기준으로 주세가 부과되지만 수입 완제품엔 관세를 더한 수입가격에 세금이 붙는다.
공장 출고가격이 비슷할 경우 국내산에는 외국산보다 최소 10% 이상 높은 주세가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판매가격은 같기 때문에 외국산을 들여와 파는 것이 국내에서 만들어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세율은 국내산이나 외국산이나 모두 72%로 같다”며 “만약수입 양주에 붙는 세금이 적다면 생산원가가 낮고 과세대상 금액이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같은 이유로2009년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위스키 윈저를 대부분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다. 윈저는 1998년까지 국내산 비중이 80%에 달했다. 지금은 일부 군납 제품(5%)만 국내에서 생산한다.
일각에선 글로벌 주류회사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것 없이 이익만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성 차원에서 보면 국내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합당하지만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줄고 병 등을 제조하는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주류 도매상들에게 다음달 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임페리얼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임페리얼 12년, 17년, 21년 산의 병과 패키지를 교체하겠다는 내용이다.
새 임페리얼 제품은 전량 스코틀랜드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어온다. 경기 이천에 있는 국내 공장은 하이트진로에 매각된다. 페르노리카 이천 공장은 임페리얼 전체 판매량 중 약 10%를 출고하고 있다. 페르노리카는 2007년 11월 전까지 임페리얼의 95%를 국내에서 생산했지만 이후 50%로 줄였고, 결국 국내 생산을 접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상징적이나마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군대 납품 등이 가능하지만 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생산을 중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임페리얼 출고량은 20만2276상
자(500㎖×18병)로 전년 동기보다 20.5% 줄었다. 2010년 상반기보다는 38.3% 감소했다.
주류업계는 주세의 기형적 구조가 양주의 국내 생산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행 주류
세법은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 제조 위스키에는 제조원가에 관리비, 광고비, 마진 등이 포함된 기준으로 주세가 부과되지만 수입 완제품엔 관세를 더한 수입가격에 세금이 붙는다.
공장 출고가격이 비슷할 경우 국내산에는 외국산보다 최소 10% 이상 높은 주세가 적용된다는 분석이다. 판매가격은 같기 때문에 외국산을 들여와 파는 것이 국내에서 만들어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세율은 국내산이나 외국산이나 모두 72%로 같다”며 “만약수입 양주에 붙는 세금이 적다면 생산원가가 낮고 과세대상 금액이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같은 이유로2009년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위스키 윈저를 대부분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고 있다. 윈저는 1998년까지 국내산 비중이 80%에 달했다. 지금은 일부 군납 제품(5%)만 국내에서 생산한다.
일각에선 글로벌 주류회사들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것 없이 이익만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수익성 차원에서 보면 국내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합당하지만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줄고 병 등을 제조하는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