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최대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최고지도자가 20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군경에 체포됐다.

이집트 군경은 이날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바디에(70) 의장을 붙잡았다고 관영 메나통신과 일간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바디에 의장은 “군부의 쿠데타는 원천 무효”라며 무르시의 석방과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의 해임을 촉구해 왔다. 이집트 검찰은 지난달 4일 바디에 의장을 비롯한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대거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최근 무슬림형제단 임원과 단원 등 1000여 명을 붙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당한 자유정의당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바디에 의장 대신 앞으로 에자트가 이 단체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1960년대부터 무슬림형제단에서 활동한 에자트는 1981년 이 조직의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으며 수년간 투옥 경험도 있다.

이슬람 학자인 하산 알 반나가 1928년 이집트에서 창설한 무슬림형제단은 애초 이슬람 부흥운동 조직이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가 지배하는 국가 설립을 목표로 내건 이 단체는 1954년 이집트의 최고 실권자이던 가말 압둘 나세르의 암살을 기도한 사건 이후 불법단체로 탄압받기 시작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