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에 가면 ‘독수리 5형제’가 있다”는 얘기가 서울 프레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금융위원회에서 나돌고 있다.

‘독수리 5형제’란 무보직 국장 5명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해외근무나 교육을 마치고 ‘친정’인 금융위로 복귀한 사람들이다. 돌아온 지 짧게는 50여일에서 길게는 10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마땅한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처지가 먹잇감을 찾아 창공을 비행하는 독수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독수리 5형제’란 별칭이 붙었다.

금융위에 복귀한 순서로 보면 영국대사관에 근무한 뒤 작년 10월께 복귀한 이명호 국장(행정고시 33회)이 ‘최고참’이다. 이호형 국장(34회)은 중앙공무원교육을 마치고 지난 2월 복귀했다. 이어 유재수 국장(35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근무)이 4월, 우상현 국장(33회, 제네바 유엔사무처 근무)이 7월 초, 정완규 국장(34회,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근무)이 7월 말에 잇따라 금융위로 돌아왔다.

이들의 무보직 상태가 지속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금융위 내 국장급 자리가 7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 절차 중단으로 1급 ‘선배’들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면서 대기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공무원 인사규정에 따라 이들에게 ‘지원 근무’ 명령을 냈다. 본부에 보직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금융위 업무 전반을 지원하라는 의미다. 사무공간도 7층에 따로 마련했다. 숨통은 곧 트일 전망이다. 이호형 국장은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에 조만간 임명될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에서 홍재문 국장(32회)이 돌아오면 무보직 국장은 다시 5명으로 늘어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