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파워
비제이 마하잔 지음 /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152쪽 / 1만6000원
“아랍을 떠올려보자. 알자지라 방송, 폭탄 테러, 부정한 여인에 대한 친족 살해, 종교 탄압, ‘아랍의 봄’ 이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정치 소요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아랍의 소비자는 종교적 광신자, 석유로 부호가 된 왕족, 소말리아 해적, 베일을 쓴 여성, 서구 문화를 경멸하도록 교육받은 어린 소년·소녀들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매우 다양한 문화와 사회의 정형화된 모습에 불과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 말고 진정한 아랍 소비자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전무하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매콤경영대학원 종신교수이자 세계적 마케팅 석학인 비제이 마하잔은 《아랍 파워》에서 이렇게 말한다. 저자는 현지 시장을 3년에 걸쳐 직접 발로 뛰며 시장조사한 이 책에서 3억5000만 소비자가 존재하는 아랍 시장의 특성을 소개한다.
최근 들어 길을 잃은 채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아랍의 봄’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를 이루는 것은 서구의 미디어가 만들어낸 지독한 클리셰(고정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 생경한 무슬림의 생활문화인 돼지고기 금식과 금주, 이슬람 율법에 따라 제조한 할랄 음식과 할례, 일부다처제 등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존재하지만 이는 사막이라는 극한 지역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지혜로 코란이 제시한 것들이다.
이제 조금 다른 차원에서 아랍을 들여다보자. 아랍 세계는 아라비아 반도, 걸프지역 국가(GCC), 그리스와 이집트 중간 지역인 레반트(Levant), 지중해 연안과 마그레브 지역을 잇는 북아프리카 국가들로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지역이다. 쉽게 말해 아랍연맹에 가입한 22개국을 가리키며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는 제외한다.
한국이 이런 아랍 세계와 처음으로 접촉한 것은 신라시대 이후다. 고려시대에는 아랍 상인들이 개성의 관문 역할을 하던 국제무역항인 벽란도에 거점을 잡은 바 있지만, 우리와 아랍 무슬림의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된 것은 그로부터 500년이 더 지나서다. 그런데 지난 50년간의 접촉은 기나긴 역사의 공백은 채웠지만, 산유국인 아랍 국가를 중심으로 원유와 플랜트, 해외 건설이라는 경제 중심의 편향된 접촉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빈 구석은 많다.
아랍 세계의 넘치는 오일 머니는 아랍의 소비 시장을 풍성하게 형성했다. 이제는 아랍의 내수 시장을 향해 눈을 돌려야 한다.
이 책은 3억5000만 소비자가 존재하는 아랍 시장의 특성을 청년 시장, 중산층 시장, 여성 시장, 기술 시장, 오락미디어 시장, 디아스포라 시장 등으로 나눠 각 시장을 사로잡는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언뜻 소비자 9억명을 지닌 아프리카 시장과 비교하면 경제적 파이가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아랍의 3억5000만 소비자 가운데 대부분은 ‘아라비아2’라고 불리는 중산층에 속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중산층은 막강한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며 아랍 소비 시장을 변화시키고, 아랍 세계에 다가가는 기업들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코카콜라, 유니레버, P&G 등 수많은 다국적 기업과 삼성, LG, 현대 등의 국내 기업이 어떻게 이 지역의 생경한 문화적·종교적 규범을 존중함으로써 성장하는 거대 시장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문에 나오는 현지 시장 사례와 기업의 고위 간부부터 잡화점 통로에서 만난 쇼핑객에 이르기까지 수백명과의 인터뷰는 베일에 가려진 아랍 세계의 경제를 들여다보며 그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손색이 없다. 실크로드를 오가며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던 아랍 상인과 협력하는 새로운 시대를 상상해 보았는가.
카페인 과다 섭취를 피하려 디카페인(카페인 함량을 2mg 이하로 줄인 커피) 커피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는 디카페인 캡슐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일반 소비자 인식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외 기준(카페인 잔량)보다 최대 10배까지 디카페인으로 인정하는 탓에 국내 유통되는 디카페인 커피에 실제로는 카페인이 상당량 함유돼 있다는 지적이다.건강 중시 트렌드 확산으로 지난해 스타벅스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전년(2023년) 대비 55% 증가한 3270만잔에 달했다. 커피를 여러 잔 마실 때 오후 시간대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 비중의 두 자릿수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시중 판매 디카페인 캡슐커피 15개 제품에 대한 시험 평가 및 소비자 인식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15개 캡슐커피 제품 모두 안전성 및 표시사항이 관련 기준에 부합했으나 카페인 함량은 캡슐 1개당 1.35~4.65㎎으로 제품에 따라 많게는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평균 2.75㎎으로 성인 기준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400㎎)의 0.3~1.2% 수준이었다.문제는 소비자 인식과의 괴리다. 디카페인 커피 사용자 대다수(79%)가 ‘카페인 제거율 97% 이상’으로 카페인이 없거나 극소량인 제품을 디카페인 커피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상 국내 디카페인 커피 표시 기준은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한 제품’이어서 소비자 인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소비자들은 디카페인 캡슐커피를 마실 때 우려하는 요인으로 카페인 유무를 첫 손에 꼽았다. 또한 디카페인 캡슐커피 구매시 산미(맛)나 향과 함
물가 상승 여파로 숙박비를 비롯한 여행경비가 치솟고 각급 학교 개학·개강으로 여행 수요마저 줄어드는 3월에 정부의 '숙박세일 페스타'가 여행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도 정부의 할인 쿠폰에 추가 혜택 제공으로 모객 경쟁에 나섰다.9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 관광 활성화와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0일까지 국내 숙박업소를 2만~3만원 할인해주는 쿠폰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앞서 정부가 진행해온 국내 숙소 할인 혜택이 숙소 판매량을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실제로 지난해 추석 연휴 국내 여행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취지로 진행한 숙박세일 페스타는 당시 국내 주요 리조트 객실 예약이 만실을 기록하는 등 국내 여행 수요를 이끌어 냈다. 또한 작년 상반기 진행된 세일페스타는 여행지출액 약 1924억원, 지역 관광객 방문 약 107만명을 유발해 지역관광 활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이번 할인 쿠폰은 숙박세일 페스타 참여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다. 여행업계가 정부 할인에 더해 제공하는 추가 할인 혜택도 있어 꼼꼼히 따져 보는 게 좋다.하나투어는 국내 숙박 상품에 한해 기존 상품가 대비 최대 6%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숙박세일 페스타 쿠폰과 중복 사용이 가능하고, 카드사 할인, 네이버페이 포인트 기프티콘 제공 등 결제 수단별 혜택을 선보였다. 노랑풍선은 60만원 이상 결제 시 3만원 즉시 할인, 예약자 전원 대상 국내 숙박 5%, 5000원, 1만원, 렌터카 6% 할인이 포함된 쿠폰팩을 증정한다.놀유니버
독일 출신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피나 바우슈(1940~2009·사진)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관계를 자유로운 몸짓으로 풀어내 현대 무용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무용에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탄츠테아터(Tanztheater)’ 장르를 무용계에 확산했다.어린이발레단에 들어간 바우슈는 열네 살에 독일 표현주의 무용의 선구자 쿠르트 요스의 제자가 됐다. 무용과 연극, 무대미술 등이 융합한 탄츠테아터 사조를 이때 배웠다. 열아홉 살에는 국가장학금을 받고 미국 줄리아드스쿨에서 유학했다. 독일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안무가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식당에서 관찰한 풍경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카페 뮐러’, 무대 전체를 흙으로 덮은 ‘봄의 제전’ 등을 선보였다.바우슈는 폐암 진단을 받은 지 5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무대 위에 선 그를 볼 수 없지만 그의 작품은 남았다. 수천 송이 카네이션이 무대 위에 펼쳐지는 ‘카네이션’을 오는 11월 6~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