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닥…시기는 유동적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에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Fed가 연내에 양적완화(돈을 찍어 시중 채권을 사들이는 금융완화 정책)를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구체적인 시기는 못 박지 않았다.

Fed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정례회의 회의록은 “대다수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연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 대체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FOMC 정례 회의는 9월, 10월, 12월 세 차례다. 하지만 구체적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들은 조만간 채권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했고, 또 일부 위원들은 상당한 인내심을 갖고 경제지표를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회의록은 전했다.

회의록 공개 후 뉴욕 증시에서 주가와 채권값이 하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6일 연속 하락, 50여일 만에 15,000이 무너졌다. 이르면 9월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 탓이었다.

조시 페인맨 도이체애셋&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Fed의 채권 매입 축소 시기를 9월로 예상하고 있다”며 “Fed가 그동안 시장의 기대에 반하는 정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Fed가 9월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달 17~18일에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중대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원들 간에 의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채권 매입 축소 규모를 예상보다 줄인 100억달러 정도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현재 매달 850억달러어치의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Fed가 연내 출구전략을 분명히 하면서도 시기를 못 박지 않고 ‘군불 지피기’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시장의 충격을 분산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한 경기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도 배경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상당수 위원들은 모기지금리 인상, 유가 상승, 수출 증가세 둔화, 재정 긴축 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6월보다 다소 떨어졌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호프먼 PNC파이낸셜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의록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경제지표가 더 호전돼야 Fed가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