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디젤 심장' 단 아반떼 "수입차 게 섰거라"…군기 바짝 든 디젤 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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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디젤 타보니···i30 디젤보다 소음 적어
폭스바겐 골프와 한판 승부
폭스바겐 골프와 한판 승부
현대자동차가 수입차 공세에 위기를 느끼긴 했나보다. 군기가 바짝 든 디젤 신병을 앞세워 수입 디젤 차종에 대한 진격 태세를 갖췄다. 신병의 이름은 바로 '국민차' 아반떼다.
겉으로 보기엔 신병인지 고참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2010년 출시된 5세대 아반떼에서 안개등의 모양을 살짝 바꾸고 17인치 알로이 휠을 새롭게 적용한 정도다.
그러나 일단 차를 몰아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판 붙어보자’는 패기로 똘똘 뭉친 ‘열혈 병사’가 틀림없다. 지난 20일 경기도 양평에서 여주 솔로모 CC를 돌아오는 총 160km 구간에서 ‘더 뉴 아반떼’의 디젤 모델을 시승해봤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주행 성능이 인상적이다. 128마력과 28.5kg·m의 토크 힘을 내는 1.6 디젤 엔진이 시속 120km까지 거뜬히 뽑아낸다. 그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도 주춤거리거나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
무식하게 힘만 센 건 아니다. 디젤 엔진임에도 가솔린 못지않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엔진 실린더 블록에 흡음형 커버를 적용하는 등 엔진 자체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을 줄인 덕이다. 정숙성에 신경을 쓴 만큼 같은 엔진을 얹은 i30보다 소음이 적다.
다만 아쉬운 점은 차체 균형이다. 코너를 돌 때는 뒤쪽이 출렁거리고 제동을 걸면 앞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다. 디젤 엔진을 탑재하면서 차체 앞쪽으로 50kg 이상 무게가 늘어난 탓이다. 차량의 무게 배분을 고려해 서스펜션에 손을 봤지만 이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하진 못했다.
연비 향상을 위해서도 애를 썼다. 하지만 경쟁 차종으로 지목한 폭스바겐 골프에 못 미친다. 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 ISG(공회전제한장치) 시스템과 가속 시 에어컨 바람를 줄이는 차속감응형 에어컨 제어시스템을 적용한 이 차의 복합연비는 16.2km/ℓ. 7세대 골프 1.6 TDI 보다 2.7km/ℓ 낮은 수준이다.
아쉬운 연비를 달래주는 부분은 편의사양이다. 쿨링 기능이 더해진 조수석 수납공간, 뒷좌석으로 에어컨 바람을 직접 보내주는 전용 에어벤트(공기구), 스마트 키 등이 적용돼 옵션을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하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수입차 업계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자 소비자들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원하고 있는 편의사양에 디테일함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넘치는 힘과 정숙한 기강을 갖춘 디젤 신병 더 뉴 아반떼. 적진인 수입차 진영을 향해 돌격하려는 패기만큼은 인정한다. 그러나 성숙한 밸런스나 연비 경쟁력을 위해선 좀 더 갈고 닦아야겠다.
물론 골프보다 1000만원 이상 싸다는 점을 내세운다면 관점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 때문에 수입 디젤 차량을 바라만 봐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프를 염두하고 있던 소비자가 아반떼로 생각을 바꿀지는 의문이다.
양평=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겉으로 보기엔 신병인지 고참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2010년 출시된 5세대 아반떼에서 안개등의 모양을 살짝 바꾸고 17인치 알로이 휠을 새롭게 적용한 정도다.
그러나 일단 차를 몰아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판 붙어보자’는 패기로 똘똘 뭉친 ‘열혈 병사’가 틀림없다. 지난 20일 경기도 양평에서 여주 솔로모 CC를 돌아오는 총 160km 구간에서 ‘더 뉴 아반떼’의 디젤 모델을 시승해봤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주행 성능이 인상적이다. 128마력과 28.5kg·m의 토크 힘을 내는 1.6 디젤 엔진이 시속 120km까지 거뜬히 뽑아낸다. 그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도 주춤거리거나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없다.
무식하게 힘만 센 건 아니다. 디젤 엔진임에도 가솔린 못지않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엔진 실린더 블록에 흡음형 커버를 적용하는 등 엔진 자체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을 줄인 덕이다. 정숙성에 신경을 쓴 만큼 같은 엔진을 얹은 i30보다 소음이 적다.
다만 아쉬운 점은 차체 균형이다. 코너를 돌 때는 뒤쪽이 출렁거리고 제동을 걸면 앞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다. 디젤 엔진을 탑재하면서 차체 앞쪽으로 50kg 이상 무게가 늘어난 탓이다. 차량의 무게 배분을 고려해 서스펜션에 손을 봤지만 이 문제를 속 시원히 해결하진 못했다.
연비 향상을 위해서도 애를 썼다. 하지만 경쟁 차종으로 지목한 폭스바겐 골프에 못 미친다. 차가 멈췄을 때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 ISG(공회전제한장치) 시스템과 가속 시 에어컨 바람를 줄이는 차속감응형 에어컨 제어시스템을 적용한 이 차의 복합연비는 16.2km/ℓ. 7세대 골프 1.6 TDI 보다 2.7km/ℓ 낮은 수준이다.
아쉬운 연비를 달래주는 부분은 편의사양이다. 쿨링 기능이 더해진 조수석 수납공간, 뒷좌석으로 에어컨 바람을 직접 보내주는 전용 에어벤트(공기구), 스마트 키 등이 적용돼 옵션을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반길만하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수입차 업계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자 소비자들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원하고 있는 편의사양에 디테일함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넘치는 힘과 정숙한 기강을 갖춘 디젤 신병 더 뉴 아반떼. 적진인 수입차 진영을 향해 돌격하려는 패기만큼은 인정한다. 그러나 성숙한 밸런스나 연비 경쟁력을 위해선 좀 더 갈고 닦아야겠다.
물론 골프보다 1000만원 이상 싸다는 점을 내세운다면 관점은 달라질 수 있다. 가격 때문에 수입 디젤 차량을 바라만 봐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프를 염두하고 있던 소비자가 아반떼로 생각을 바꿀지는 의문이다.
양평=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