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정원 20% 적성우수자 선발 등 쇄신안 발표했지만…금혼·금연·금주 3금제 강화엔 "시대착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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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생도 이성교제 금지…규율·훈련 교육시간만 늘려
군 정체성 확립 대책 미흡
군 정체성 확립 대책 미흡
육군사관학교는 성매매 등 최근 일어난 생도 군기 문란 사태와 관련, ‘육사 제도·문화 혁신’ 추진 방안을 26일 발표했다.
기존에 있던 3금(금주, 금연, 금혼)제도를 강화하고 생도 인성평가를 확대하는 한편 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이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내년부터 정원의 20%를 적성우수자로 선발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일선 부대 지휘를 맡을 예비 장교로서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확립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를 3금이라는 낡은 틀에 가두려는 것은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금 강화하고 적성우수자도 선발
육사는 성적 위주로 생도를 선발하는 현행 입시제도가 인성이나 군 지휘관으로서의 자질 등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내년부터 정원 310명 중 20%인 60명가량을 수능시험 이전에 적성우수자로 선발하기로 했다.
또 8개 중대별로 2명씩 배치된 훈육관(육사 출신) 숫자를 늘려 비육사 출신 대위 1명씩을 추가 투입키로 했다.
3금 제도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 다른 사관학교와 달리 필요할 때 음주를 허용하는 승인권자의 계급을 낮췄다가 이번에 육사교장으로 다시 높였다. 이성교제는 허용하되 1학년 생도는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같은 중대 생도 간에도 사귀지 못하도록 했다. 중대장·소대장·분대장 생도에 대해서도 상호 이성교제를 금지했다. 생도는 물론 교내에서 근무하는 장병, 군무원끼리도 이성교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생도들의 군사훈련과 체력단련 기준도 강화한다. 2학년 2학기에 공수훈련, 3학년 2학기에 유격훈련을 각각 수료하고 3학년 1학기까지 수영 200m를 완주하고 전투 체력 테스트에서 특급을 받아야 4학년으로 진학이 가능하록 했다. 생도 리더십 역량 진단을 통해 3회 연속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퇴교 심의위원회에 넘기기로 했다.
○“근본적 대책 아니다” 비판도
육사가 발표한 대책에 대해 ‘규율과 훈련을 강화해 교육시간만 늘렸을 뿐 어떤 장교가 될 것인가에 대한 정체성 확립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인적 소양을 갖춰 주는 교육체계를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육사가 성적 위주로 생도를 선발해 오면서 군 지휘관으로서의 인성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3금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대책도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세대들에게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억압·압박 교육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혼을 요구하는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4학년 2학기에 한해 약혼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해군사관학교도 공사와 비슷하지만 육사는 약혼에 대한 예외 규정이 아예 없다.
군 관계자는 “육사는 물론 공사 해사에서도 울타리 안에 가두려고만 하는 기존 교육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기존에 있던 3금(금주, 금연, 금혼)제도를 강화하고 생도 인성평가를 확대하는 한편 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이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내년부터 정원의 20%를 적성우수자로 선발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일선 부대 지휘를 맡을 예비 장교로서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확립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를 3금이라는 낡은 틀에 가두려는 것은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금 강화하고 적성우수자도 선발
육사는 성적 위주로 생도를 선발하는 현행 입시제도가 인성이나 군 지휘관으로서의 자질 등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내년부터 정원 310명 중 20%인 60명가량을 수능시험 이전에 적성우수자로 선발하기로 했다.
또 8개 중대별로 2명씩 배치된 훈육관(육사 출신) 숫자를 늘려 비육사 출신 대위 1명씩을 추가 투입키로 했다.
3금 제도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다. 다른 사관학교와 달리 필요할 때 음주를 허용하는 승인권자의 계급을 낮췄다가 이번에 육사교장으로 다시 높였다. 이성교제는 허용하되 1학년 생도는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같은 중대 생도 간에도 사귀지 못하도록 했다. 중대장·소대장·분대장 생도에 대해서도 상호 이성교제를 금지했다. 생도는 물론 교내에서 근무하는 장병, 군무원끼리도 이성교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생도들의 군사훈련과 체력단련 기준도 강화한다. 2학년 2학기에 공수훈련, 3학년 2학기에 유격훈련을 각각 수료하고 3학년 1학기까지 수영 200m를 완주하고 전투 체력 테스트에서 특급을 받아야 4학년으로 진학이 가능하록 했다. 생도 리더십 역량 진단을 통해 3회 연속 기준점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은 퇴교 심의위원회에 넘기기로 했다.
○“근본적 대책 아니다” 비판도
육사가 발표한 대책에 대해 ‘규율과 훈련을 강화해 교육시간만 늘렸을 뿐 어떤 장교가 될 것인가에 대한 정체성 확립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인적 소양을 갖춰 주는 교육체계를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동안 육사가 성적 위주로 생도를 선발해 오면서 군 지휘관으로서의 인성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3금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대책도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세대들에게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억압·압박 교육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혼을 요구하는 공군사관학교의 경우 4학년 2학기에 한해 약혼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해군사관학교도 공사와 비슷하지만 육사는 약혼에 대한 예외 규정이 아예 없다.
군 관계자는 “육사는 물론 공사 해사에서도 울타리 안에 가두려고만 하는 기존 교육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