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훈풍에 전업카드사 '삼재' 울상 "나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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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명(明), 은행계 카드사' 훈풍에 점유율 장악
'어두울 암(暗), 전업 카드사' 악재에 악재, 삼재(三災)
'어두울 암(暗), 전업 카드사' 악재에 악재, 삼재(三災)
체크카드 발급수가 1억장을 넘어 사용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은행계 카드사가 체크카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은행계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를 틀 때 체크카드를 연계 발급, 추가 수수료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카드전업사보다 회원 유치 경쟁력이 앞서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카드전업사 체크카드 점유율은 3%대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두 업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체크카드 발(發) 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은행계 카드사, 점유율 고공행진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지급결제동향'을 보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1.4% 늘었다. 신용카드는 가계부채 악화 우려로 신용카드 발급기준이 강화됐지만 체크카드는 신용공여 한도 월 30만원 등까지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능까지 더해져 쓰임새가 좋아졌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는 은행계인 농협카드(점유율 22.6%)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계열의 KB국민카드가 21.4%, 신행은행 계열 신한카드는 17.5%, 우리은행 계열 우리카드는 12.8%, 하나은행 계열 하나SK카드는 4.8%, 외환은행 계열 외환카드는 3.2% 였다.
은행 계열 카드사의 상반기 체크카드 점유율은 83.3%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은 유지하면서 체크카드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만큼 은행계 카드사들과 기업계 카드사의 영업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조만간 체크카드의 1일 300만원 한도도 폐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3년 내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시장도 야금야금 잠식해가고 있다. 은행계가 체크카드 발급자 및 은행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신용카드 발급을 공격적으로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신용카드 발급까지 여로모로 고객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체크카드 훈풍이 향후 신용카드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전업 카드사, 악재에 악재, 삼재(三災)
반면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카드전업사의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각각 1.6%, 1.2%, 1%로 총 3.8%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4.4%)보다 0.6% 하락한 셈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체크카드는 작년 상반기 2.5%에서 올 상반기 1.6%로 급감했고, 이용실적도 지난해 9656억원에서 올해 6736억원으로 30% 이상 추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업 신용카드사는 울상일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악재에 악재가 겹친 '삼재(三災)'라는 '웃지 못할' 말도 나온다.
우선 경치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가장 큰 악재다. 지난 2분기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카드승인금액은 총 13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5조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협회가 카드승인실적 자료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에 이어 조만간 소득공제율을 아예 없애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전업 카드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당초 내년 없애기로 했던 신용카드 세액공제 일몰을 올해 다시 연장하기는 했지만 정부 로드맵대로라면 내년이 폐지다.
신용카드을 신규 발급받는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현금서비스 할부 결제 서비스도 사리진다는 점도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삼성,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사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금서비스 할부결제는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최장 6개월까지 할부로 나눠 갚는 방식이다. 그간 할부 수수료가 붙지 않기 급히 돈이 필요하지만 바로 갚기 어려운 서민층이 주로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고객 이탈이 불가피하다. 전업카드사들의 관련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체크사용 사용을 권장하는 정부 분위기마저 맞물리자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이래저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가 정부 방침이기는 하지만 전업 신용카드사 입장에서는 은행계와 비교해 근본적으로 경쟁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은행계가 체크카드 발급자들에게 신용카드 발급까지 권하고 있기 때문에 전업 신용카드사들이 이래저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반면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카드전업사 체크카드 점유율은 3%대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두 업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체크카드 발(發) 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은행계 카드사, 점유율 고공행진
지난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지급결제동향'을 보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1.4% 늘었다. 신용카드는 가계부채 악화 우려로 신용카드 발급기준이 강화됐지만 체크카드는 신용공여 한도 월 30만원 등까지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능까지 더해져 쓰임새가 좋아졌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는 은행계인 농협카드(점유율 22.6%)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 계열의 KB국민카드가 21.4%, 신행은행 계열 신한카드는 17.5%, 우리은행 계열 우리카드는 12.8%, 하나은행 계열 하나SK카드는 4.8%, 외환은행 계열 외환카드는 3.2% 였다.
은행 계열 카드사의 상반기 체크카드 점유율은 83.3%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체크카드 소득공제율(30%)은 유지하면서 체크카드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만큼 은행계 카드사들과 기업계 카드사의 영업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조만간 체크카드의 1일 300만원 한도도 폐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3년 내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시장도 야금야금 잠식해가고 있다. 은행계가 체크카드 발급자 및 은행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신용카드 발급을 공격적으로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신용카드 발급까지 여로모로 고객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체크카드 훈풍이 향후 신용카드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 전업 카드사, 악재에 악재, 삼재(三災)
반면 삼성, 현대, 롯데카드 등 카드전업사의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각각 1.6%, 1.2%, 1%로 총 3.8%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4.4%)보다 0.6% 하락한 셈이다. 특히 삼성카드의 체크카드는 작년 상반기 2.5%에서 올 상반기 1.6%로 급감했고, 이용실적도 지난해 9656억원에서 올해 6736억원으로 30% 이상 추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업 신용카드사는 울상일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악재에 악재가 겹친 '삼재(三災)'라는 '웃지 못할' 말도 나온다.
우선 경치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이 가장 큰 악재다. 지난 2분기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카드승인금액은 총 13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5조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협회가 카드승인실적 자료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에 이어 조만간 소득공제율을 아예 없애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전업 카드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당초 내년 없애기로 했던 신용카드 세액공제 일몰을 올해 다시 연장하기는 했지만 정부 로드맵대로라면 내년이 폐지다.
신용카드을 신규 발급받는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현금서비스 할부 결제 서비스도 사리진다는 점도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삼성,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사는 이미 올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금서비스 할부결제는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은 뒤 최장 6개월까지 할부로 나눠 갚는 방식이다. 그간 할부 수수료가 붙지 않기 급히 돈이 필요하지만 바로 갚기 어려운 서민층이 주로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고객 이탈이 불가피하다. 전업카드사들의 관련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체크사용 사용을 권장하는 정부 분위기마저 맞물리자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이래저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활성화가 정부 방침이기는 하지만 전업 신용카드사 입장에서는 은행계와 비교해 근본적으로 경쟁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은행계가 체크카드 발급자들에게 신용카드 발급까지 권하고 있기 때문에 전업 신용카드사들이 이래저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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