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자금이 한주만에 다시 순유출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밑돌고 있지만 최근 신흥국 위기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돼 저가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91조3742억원으로 전일대비 약 3000억원 감소했다.

일주일 간 자금을 보면 지난주(8월16~21일) 국내주식형 펀드 잔고는 6110억원 줄어 한주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그 동안 펀드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상승할 땐 환매를 하고, 하락할 땐 저가매수에 나서는 패턴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코스피가 1850선 밑으로 떨어졌음에도 펀드에서는 환매가 나타났다.

오광영 신영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신흥국 악재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국내 증시가 하락했지만 오히려 펀드 환매는 증가하고 저가매수세 유입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펀드 자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

서명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주도했던 이전과 다르게 최근에서는 기관이 수급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투신권에서 113억원 순매도중인 것을 비롯해 전체 기관에서 249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일주일간 420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로 코스피가 1%대 상승하는 등 신흥국 위기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어서 증시에 장기적인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 애널리스트는 "상당 부분 반영된 출구전략 이슈와 문제의 이머징 국가와는 다른 국내 환경을 감안한다면 펀드 환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