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신흥국 시장 대비 저평가된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지만 수급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국 증시는 경기지표 부진과 시리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4.05포인트(0.43%) 내린 1만5,94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40%와 0.01% 하락했다.

미국 증시 하락이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의 양호한 경제여건과 싼 주가 수준 등의 매력이 국내 증시를 지지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말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탈인덱스(MSCI)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3배를 밑돌았다" 며 "반면 MSCI 신흥국지수는 10.1배, MSCI 아시아신흥국지수는 10.3배로 한국지수가 할인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MSCI 한국지수의 2010년 이후 PER 평균은 9.0배, 2012년 이후 평균은 8.5배였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주가 수준은 다른 신흥국 증시에 비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증시 투자는 외국인의 매매 행태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의 수급 주도권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감안한 대응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며 "국내 기관의 경우 1900선을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자금의 유출입이 반복돼 수급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종목 중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돼 있고, 주가수준 매력과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을 겸비한 하드웨어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부품 등에 대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