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27일 "유럽, 일본, 중동, 한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한국 대표팀의 선수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해외파라고 특별한 편의를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거 포함한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선발된 국내 선수들은 유럽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지만 대표팀에서 이들이 국내 선수들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선발된 선수들은 다음 달 2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시작한다.

한국은 다음 달 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 이번 대표팀 선발의 배경을 설명해달라.
▲ 지난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인 국내 선수들과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았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이번에 선발된 국내 선수들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

-- 손흥민을 발탁했는데.
▲ 독일에서 손흥민과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모든 이들이 손흥민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해 그 의견을 존중한다.

그러나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좋은 기량을 발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 기성용을 배제한 이유는.
▲ 기성용이 클럽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기성용은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출전하지 못해서 뽑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기성용은 현재 (이적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이 닫힐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과 관련해서는 기성용 자신이 깊이 생각하고 있다.

전화통화로 확인했다.

기성용의 팀 내 입지나 행보를 더 지켜봐야 한다.

-- 수비수 곽태휘를 선발했는데.
▲ 곽태휘는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때 주장으로서 크게 기여했다.

리더 역할도 잘했다.

이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곽태휘가 지닌 역량을 지켜봐야 한다.

-- 박주영이 선발되지 않고 있는데.
▲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한 선수다.

지금 당장 부진하다고 비난할 이유는 없다.

그 선수는 지금 고통을 많이 받고 있다.

경기에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한국 팀에도 도움이 된다.

불안하고 답답하겠지만 여유있게 이겨냈으면 좋겠다.

-- 이번 소집에서 가장 큰 과제는.
▲ 유럽 선수들을 조직력에 흡수시켜야 한다.

그게 가장 큰 과제다.

조직 안에서 자기 장점을 잃을 수 있지만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이를 수용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 장점과 조직력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 공격진에 김신욱, 김동섭 같은 전형적 원톱 자원이 보이지 않는데. 구자철, 지동원 등의 기용 방안은.
▲ 구자철은 소속 클럽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하지만 수비적인 역할도 잘한다.

우리는 구자철의 공격적인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을 원한다.

지동원은 원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클럽에서도 하고 있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선발했다.

-- 득점력 부재를 어떻게 해결할까.

▲ 지난 경기에서는 짧은 시간에 감독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 문제가 선수들에게 있었다.

득점력에 문제가 있지만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이 개인적 능력을 발휘해 골을 터뜨릴 것으로 믿는다.

-- 해외파, 유럽파 단어 자체를 싫어하나.

▲ 그 단어보다 더 나은 단어를 써달라. 고민해달라. 대표팀을 분열시키는 단어다.

유럽에 있는 선수, 일본에 있는 선수, 중동에 있는 선수, 한국에 있는 선수가 모두 소중하다.

나는 한국 감독이다.

그들은 한국 선수들이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해 특별한 편의를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