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이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 JC페니 지분을 6억달러의 손해를 감수한 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애크먼은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털을 통해 JC페니 지분 약 18%(39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크먼은 씨티그룹을 통해 JP페니 보유 주식을 주당 12.90달러에 내다 팔기로 했다. 2010년과 2011년에 주당 25달러를 주고 사들인 주식을 절반 가격에 팔기로 결정한 셈이다.

애크먼이 큰 손실을 무릅쓰고 JC페니 주식 매각에 나선 건 행동주의 투자자로서 자신이 이끌어온 JC페니 구조조정이 실패로 돌아간 데 따른 것이다. 18%의 지분과 함께 이사 자리를 확보한 애크먼은 2011년 애플스토어의 신화로 유명한 론 존슨을 CEO로 영입하는 등 변화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할인을 크게 줄이고 자사 브랜드를 도입한 존슨의 전략을 고객들이 외면하면서 JC페니 매출은 1년 만에 25%나 줄어들었다.

애크먼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채권 보험회사들의 몰락에 베팅해 큰돈을 번 거물 헤지펀드 매니저다. 하지만 소매업 투자에서는 번번이 실패했다. 2006년에 지분을 사들인 대형 서점체인 보더스가 2011년에 결국 청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