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신형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7일 오후 1시45분께 가고시마(鹿兒島)현 기모쓰키(肝付) 소재 우치노우라 우주공간관측소 발사대에서 신형 고체연료 로켓 ‘엡실론’ 1호기를 발사하려다 초읽기 도중 문제가 확인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오쿠무라 나오키(奧村直樹) JAXA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로켓의 자세에 이상이 확인돼 발사 19초 전에 자동 정지했다” 며 “원인은 규명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획대로 발사되지 못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 며 “다음 발사는 원인 규명 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엡실론은 2001년 H 2A 이후 일본에서 12년 만에 발사가 시도된 신형 로켓이다. 발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점검 작업의 일부를 컴퓨터가 수행하도록 자동화하고 로켓의 이상 여부를 발사 전에 자동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번에 발견된 문제도 이 시스템이 감지했다.

신형로켓은 1회 발사 비용이 M5 로켓의 절반 수준인 평균 38억 엔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M5는 발사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2006년에 운영 중단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고체연료 기술을 사용해 일본의 방위 체계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려 왔다. 일본이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방침을 고수하는데다 안보정책의 우경화 경향까지 보이는 상황이란 점에서 엡실론의 발사로 핵무기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강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