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신명주 강서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수술 필요한 척추질환자 5% 뿐"
“수술은 전제조건이 아닌 마지막 방법이 돼야 합니다. 특히 척추수술과 같이 어려운 수술의 경우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이 반드시 수술인 것은 아니란 거죠.”

국내 비수술 척추치료의 대표 전문의인 신명주 강서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아와 정밀 검사를 받은 환자의 5% 정도만 수술을 필요로 하는 중증 척추질환 환자이고 나머지 90% 이상은 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척추치료에 있어 1차적으로는 비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수술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각종 임상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국내 단일 신경외과로는 가장 많은 2만례 이상의 ‘척추 비수술 치료’ 성공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 ‘나는 절대 척추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도 척추 환자 10명 중 9명을 수술 없이 치료하고 있는 신 원장은 “평소 수술을 해야만 척추질환을 완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망설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많은 환자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서적을 출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실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디스크가 파열된 상태가 아니면 수술을 받지 않아도 좋아질 수 있지만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라면 점차 퇴행성이 심해져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결국 신경이 손상돼 하반신 마비가 오거나 대소변을 조절할 수 없는 배뇨장애까지 발생한다. 이럴 경우 현재는 수술 이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원장은 “이미 발생한 척추관협착증이라 해도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경 손상이 오기 전이라면 비수술적 치료로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며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질환인 만큼 주로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질환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비수술은 만성질환 환자들도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 원장이 대표원장으로 있는 연세바른병원에서는 꼬리뼈내시경레이저시술, 고주파수핵감압술, 디스크플라즈마감압술 등 비수술 치료법으로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신 원장은 “비수술은 척추 절개 없이 병변에 1~1.5㎜의 관(카테터)을 주사처럼 찔러 넣어 특수약물이나 레이저를 통해 시술이 이뤄져 수술 후 문제점이 거의 없다”며 “주사기처럼 가느다란 관이 고주파와 레이저 등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디스크를 줄여주고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한편 각종 염증을 제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척추 안의 상태를 의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진단과 동시에 시술이 이뤄진다”며 “수술시간은 20분 내외로 회복이 빠르고 시술 후 2~3시간 안정을 취한 뒤 퇴원이 가능해 환자들의 호응이 크다”고 덧붙였다.

간편하고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수술치료지만 집도의의 경험과 시술 노하우가 축적돼야 가능한 수술법이다. 척추 비수술 개인 단독 2만례 이상을 집도해 국내에서 단일 의사로는 가장 많은 척추 비수술을 시행한 신 원장은 “수술과 비수술은 무엇보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진행돼야 한다”며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가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